응원전이라기 보다는 찜통더위와의 일전이었다. 22일 북측 응원단이 김천종합운동장에서 보여준 응원은 `버라이어티 쇼'를 보는듯 했지만 이들은 2시간 내내 폭염과의 싸움을 벌여야 했다. 이날 경기가 시작된 오전 11시 직후에 운동장의 기온은 33.7도였다. 기온만 높은 게 아니라 땡볕이 내리쬐고 습했다. 도착과 동시에 지휘자 김은복(20)씨의 지휘와 브라스밴드의 우렁찬 연주에 맞춰응원을 시작했지만 응원단은 이내 땀범벅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응원 전에는 양산으로 볕을 피할 수 있었지만 양산을 걷어내고 짝짝이와 탬버린등 응원도구를 동원, 본격적인 응원을 시작하자 땀은 비오듯 몸을 적셨다. 얼굴은 이내 벌겋게 달아올랐고 예쁘게 단장한 화장이 지워질새라 연신 손수건으로 얼굴을 훔쳐야 했다. 정오가 가까워지면서 수은주는 34.3도를 넘었고 습도가 높아 불쾌지수는 사람이견디기 힘들 정도의 수준까지 올라갔다. 특히 브라스밴드는 열기에 쉽게 달궈지는 금속성 물질로 이뤄진 트럼펫, 혼 등의 악기가 땡볕을 빨아들이면서 손을 대기 힘들 정도로 달아올랐다. 그대로 전반전까지는 그러저럭 버텼지만 점점 한계 상황이 다가왔다. 전반전이 끝난 뒤 응원단 지휘자인 김은복씨가 한때 관중석 밖으로 사라졌고 상당수가 관중석 뒤에 있는 화장실 쪽으로 볕을 피했다. 일시적으로 많은 땀을 쏟고 뙤약볕에 온 몸이 뜨거워지면서 단원 가운데 2명이의무실을 찾았고 취주악단과 응원단의 10여명도 기진맥진한 상태가 돼 타고 온 버스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응원단은 그러나 휴식시간에도 푸른색 반짝이 상의를 걸쳐 입은 `치어리더' 6-8명씩이 번갈아가며 나와 `반갑습니다' 등의 노래에 맞춰 힘찬 움직임을 선보였다. 이들 치어리더는 조화로 보이는 꽃다발을 들고 나오는가 하면 배드민턴채, 작은북 등 다양한 소도구를 활용해 손으로 양옆이나 하늘을 찌르는 역동적인 율동으로관중들을 매료시켰다. 하지만 후반전 시작 이후에도 일부 단원이 합류하지 못해 한동안 응원을 제대로하지 못한 채 주로 노래로 떼우다 후반전 끝나기 10여분 전에야 응원을 재개했고 6대0으로 이긴 북한 선수단을 기립해 맞았다. 북한의 한 남자 임원은 더워서 힘들지 않냐는 기자들 질문에 대해 "참을 수 있습니다. 학생들도 힘든 줄 몰라요"라고 답했다. 북측 응원단은 이날 더위를 식히기 위한 수단으로 다양한 색상의 양산과 부채를동원한 것은 물론 나중에 제공된 얼음을 손수건에 싸서 문지르기도 했다. (대구=연합뉴스) 특별취재단 prince@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