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메이저 우승컵을 1개도 챙기지 못하며 '상처입은 호랑이'로 전락했던 타이거 우즈(미국)가 '텃밭'에서 부활을 알리는 슈퍼샷을 터트렸다. 우즈는 22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골프장 남코스(파70.7천230야드)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시리즈(WGC) NEC 인비테이셔널(총상금 600만달러) 1라운드에서 5언더파 65타를 쳐 공동선두 벤 커티스(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이상 64타)에 1타 뒤진 공동3위를 달렸다. 파이어스톤골프장은 우즈가 99년부터 2001년까지 대회 3연패를 달성했던 곳. 더구나 2000년 대회 때는 코스레코드(61타)와 대회 최소타 기록(259타)까지 작성, '홈코스'나 다름없는 곳이다. 맑고 선선한 날씨 속에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 우즈는 폭발적인 드라이브샷과 예리한 아이언샷을 앞세워 6개의 버디를 수확했다. 17번홀(파4)에서 나온 유일한 보기가 흠이었지만 특히 그동안 말썽을 부렸던 퍼팅 감각이 완전히 되살아난 것이 우즈에게는 무엇보다 반가웠다. 이날 25개의 퍼트로 18홀을 마친 우즈는 경기 전 인터뷰에서 "내가 왜 슬럼프에빠졌다는 말을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보였던 자신감이 공연한 큰소리가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우즈는 특히 14, 15, 16번홀에서 3개홀 연속 버디를 뽑아내 갤러리들을 열광시켰다. 브리티시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 하루 아침에 스타덤에 오른 신인 커티스는 홀에 쏙쏙 빨려 들어가는 뛰어난 퍼팅 솜씨를 앞세워 보기없이 6개의 버디를 뽑아내 또 한번 '깜짝쇼'를 예고했다. 커티스는 오는 24일 3라운드가 끝난 뒤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올들어 깊은 부진에 빠졌던 가르시아도 이글 1개, 버디 5개, 보기 1개로 모처럼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유럽골프의 강자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가 보기없이 5개의 버디를 뽑아내 우즈와 함께 공동3위에 포진했고 데이비드 톰스, 데이비스 러브3세(이상 미국) 등도 4언더파 66타로 첫 라운드를 만족스럽게 마쳤다. 유럽 투어에서 뛰고 있는 나상욱(20.미국명 케빈 나)은 1오버파 71타로 중위권에 그쳤고 최경주(33.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15번홀까지 3오버파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