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남자배구가 첫 판에서 유럽의 강호 덴마크의 장신 벽을 넘지 못하고 아쉽게 분루를 삼켰다. 북한 선수단의 대회 첫 경기에 나선 남자배구팀은 21일 대구체육관에서 벌어진 2003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남자배구 예선라운드 B조 1차전에서 숨막히는 풀세트 접전 끝에 덴마크에 2-3(22-25 25-23 17-25 26-24 9-15)으로 석패했다. 미녀 응원단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은 북한은 주포 추영희(22점), 호광철(14점)의 좌우 강타가 불을 뿜으며 세트를 내주고 바로 따라잡는 끈끈한 승부를 펼쳤으나 2m가 넘는 장신 센터가 중앙에 2명이나 포진한 덴마크의 높이에 막혀 마지막 세트에서 주저앉았다. 김형직사범대학 선수들로 구성된 북한은 경기 초반 몸이 덜 풀리는 듯 몇 차례 범실을 범해 1세트를 쉽게 내줬으나 2세트 들어 16점대부터 1점차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는 랠리 속에 레프트 추영희의 마지막 스파이크가 코트에 꽂혀 세트 스코어를 1-1로 만들었다. 북한은 3세트에서 덴마크의 주공격수 크리스티안(23점)에게 잇따라 스파이크를 허용해 다시 한세트를 어이없이 내줬으나 4세트에서 끈질긴 수비와 조직력이 진가를 발휘했다. 4세트 막판 덴마크에 서브포인트 2점을 내주며 20-22로 몰려 그대로 무너질 것 같았던 북한은 리베로 곽영수가 몸을 날리는 다이빙 수비로 상대 공격을 두번 연속 걷어 올리고 센터 권석철(7점.블로킹 2개)의 중앙속공과 상대 범실을 묶어 한 차례 듀스 끝에 26-24로 세트를 따내고 승부를 마지막까지 끌고갔다. 북한은 그러나 5세트 들어 엘베그(9점), 네피어(10점)의 강타에 블로킹 벽이 무너지고 막판 공격 범실을 연달아 범하면서 9-15로 무릎을 꿇었다. 북한은 22일 대구체육관에서 우크라이나와 예선라운드 2차전을 벌인다. (대구=연합뉴스) 특별취재단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