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4 03:37
수정2006.04.04 03:40
미국 아마추어 여자골프 랭킹 1위 송아리(17)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사상 처음으로 커미셔너 직권으로 '18세 이하 프로 전향' 허가를 받아 프로로 전향한다.
LPGA 투어 타이 보타 커미셔너는 20일(한국시간) 송아리에 대해 '골프 기량과정신적 성숙도에서 충분히 프로 선수가 될 자질이 있다'며 오는 27일부터 플로리다주 베니스에서 열리는 퀄리파잉스쿨 응시를 허용했다.
프로 자격 '선언제'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 방식에 따라 송아리는 이날부터 아마추어 신분을 벗어나 프로가 됐으며 올해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하면 LPGA 최연소 프로선수가 된다.
LPGA 투어가 커미셔너 직권으로 18세 이하 선수에게 프로 전향을 특별 허가해준것은 1950년 창설 이래 처음이다.
송아리는 쌍둥이 언니 송나리와 함께 미국 플로리다대학에 진학할 예정이었으나지난달 US여자오픈이 끝난 뒤 마음을 바꿔 가족 회의 끝에 프로 전향을 결정했다.
송아리는 지난 15일 LPGA 투어 사무국에 '특별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LPGA투어 사무국은 프로 선수로서의 자질을 점검하는 면접 시험과 내부 토의를 거쳐 이날 프로 전향을 승인했다.
미성년자의 프로 전향을 억제하기 위해 LPGA 투어는 18세 이하의 선수에게는 퀄리파잉스쿨 응시 기회조차 부여하지 않으나 15세 이상 18세 이하 아마추어 선수 가운데 자질 등을 감안해 프로 입문을 허용한다는 특별 조항을 두고 있고 송아리가 이조항을 적용받은 첫 사례가 됐다.
그러나 LPGA 투어는 이번 퀄리파잉스쿨을 포함, 송아리가 프로 대회에서 받는상금은 만 18세가 되는 내년 5월1일까지 보관하고 있다가 지급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와 함께 LPGA 투어 사무국은 '프로 선수로서 품위를 지키지 못하는 등 물의를빚을 경우 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여자 아마추어 랭킹 1위 자리를 2년 넘게 지켜온 송아리가 전격적으로 LPGA 투어 진출을 결정함에 따라 내년 LPGA 투어 판도에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송아리는 99년부터 2001년까지 15개 미국 주니어 전국 대회 우승컵을 쓸어 담는등 아마추어 통산 35승을 달성했으며 LPG 투어 대회에도 14차례 출전해 11개 대회에서 컷을 통과했다.
또 올해 US여자오픈에서 우승자 힐러리 런키에 2타 뒤진 5위를 차지하는 등 메이저대회에서 '톱10'에 2차례 올라 프로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송아리는 프로 전향에 따라 골프클럽, 골프 의류를 포함한 많은 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전망이다.
송아리의 아버지 송인종(54)씨는 "프로 전향을 눈치 챈 매니지먼트 업체와 여러기업에서 스폰서 제의를 받았으나 일단 퀄리파잉스쿨 뒤로 미뤘다"고 말했다.
LPGA 투어 주변에서는 송아리가 플로리다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불참한데이어 퀄리파잉스쿨 응시 신청을 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프로 전향을 예상한 전문가가많았다.
한편 송아리의 언니 송나리는 예정대로 플로리다대학에 진학, 심리학을 1년간공부한 뒤 프로에 뛰어 들 계획이다.
송나리 역시 2000년 US여자오픈에서 13세의 나이로 출전, 최연소 아마추어 최저타상을 받는 등 아마추어 무대에서 뚸어난 기량을 보여왔다.
나리, 아리 자매는 송인종씨와 태국인 어머니 바니 옹르키엿(46)씨 사이에 태국에서 태어났으며 일찌감치 골프에 재능을 보여 97년 미국으로 이민, 데이비드 리드베터골프아카데미에서 골프를 배워왔다.
오빠 송찬(20)도 미국 주니어 무대를 석권, 골프 장학생으로 명문 조지아공대에진학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