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PGA챔피언십(총상금 6백만달러) 첫날 필 미켈슨(33ㆍ미국)이 선두로 나서며 '메이저 무관의 세계 정상'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지난해 US오픈 이후 '메이저 슬럼프'에 빠져 있는 타이거 우즈(28ㆍ미국)와 최경주(33ㆍ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선두와 8타차로 50위권에 머물렀다. 미켈슨은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의 오크힐CC(파70ㆍ길이 7천1백34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2개로 4언더파 66타를 쳐 로드 팸플링(34ㆍ호주)과 함께 공동 선두로 나섰다. 이 대회 전까지 출전한 45개 메이저 대회에서 단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한 '한'을 풀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나선 미켈슨은 첫 4개 홀에서 3개의 버디를 솎아내며 상승기류를 탔다. 미켈슨은 질기고 깊은 러프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티샷을 날렸으며, 그린 주변에서는 장기인 쇼트게임으로 스코어를 관리했다. 미켈슨은 경기 후 "출발이 좋을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가 메이저 대회에서 선두에 나서기는 이번이 다섯 번째다. 지난 시즌 투어 상금랭킹 89위였던 팸플링은 보기 없이 버디만 4개 잡는 깔끔한 플레이로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마스터스 챔피언 마이크 위어(캐나다)는 2언더파(버디 4개, 보기 2개) 68타를 쳤다. 대기선수로 있다가 출전 행운을 잡은 빌리 안드레이드에게 1타 뒤진 공동 4위다. 그러나 다른 우승후보들은 첫날 좁은 페어웨이와 깊은 러프에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어니 엘스(남아공)가 1오버파 71타로 공동 21위, US오픈 챔피언 짐 퓨릭(미국)이 2오버파로 공동 31위권이다. 리치 빔(미국)은 첫날 '디펜딩 챔피언'으로는 대회사상 최악인 12오버파 82타를 치며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올 시즌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는 우즈는 이 대회 출전사상 최악의 스코어를 내며 중위권으로 밀려났다. 버디는 1개에 그쳤고 보기를 5개나 범한 우즈는 4오버파 74타로 최경주 등과 함께 공동 58위로 처졌다. 타이틀리스트 드라이버를 들고 나온 우즈는 14차례의 드라이버샷 가운데 다섯 번만 페어웨이를 적중시켰고(35.7%), 그린적중률도 38%에 그치는 등 대체적으로 샷이 엉망이었다. 우즈는 "드라이버샷이 잘 안돼 엄청난 부담을 안고 경기했다. 어떤 클럽으로 티샷을 하든 말썽을 부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최경주는 2번홀(파4)에서 4온1퍼트로 더블보기를 범한 뒤 보기 4개와 버디 2개를 기록하며 중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최경주는 "초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