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득점왕 탄생을 기대해도 좋습니다." '폭격기' 김도훈(33.성남 일화)이 6일 프로축구 부천 SK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득점왕 경쟁에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현재 득점 선두는 `브라질 특급용병' 마그노(전북.16골)로 김도훈은 이날만 3골로 14호골을 기록하며 단숨에 2골차로 따라 붙었다. 김도훈의 이날 해트트릭은 96년(안양전)과 2000년(대전전)에 이은 생애 세번째로 올 시즌 해트트릭을 작성한 선수는 마그노와 이동국 뿐일 정도로 달성하기 힘든 기록이다. 김도훈은 일단 분위기를 타면 골을 몰아치는 경향이 있어 물오른 발끝으로 3, 4라운드 득점왕 경쟁에 `태풍의 눈'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이날 부천전은 김도훈의 진가를 만끽할 수 있는 무대였다. 샤샤와 투톱으로 출격한 김도훈은 경기 초반부터 `꼴찌' 부천의 허술한 수비라인을 파고 들었다. 김도훈은 결국 전반 7분만에 샤샤의 헤딩을 왼발슛으로 선제골을 신고하며 본격적인 골폭풍을 예고했다. 2-2 동점인 후반 20분 황연석의 헤딩 패스를 골지역으로 돌진하며 헤딩슛으로 역전시킨 김도훈은 17분 뒤 이성남이 올린 왼쪽 코너킥을 회심의 헤딩슛으로 승부의 쐐기를 박으며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앞으로 김도훈에게 남은 숙제는 자만심을 버리고 수많은 용병들과 맞서 외롭게 득점왕 고지를 향해 전진해야 한다는 것. 김도훈은 출중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수비가담 능력부족과 지나친 골 욕심으로 움베르투 코엘류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에게 버림을 당하는 수모를 당해왔다. 성남의 차경복 감독도 김도훈의 개인기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도 독불장군식 플레이가 가끔 튀어나오는게 흠이라고 지적할 정도. 축구 전문가들은 샤샤와 김대의 등 수준급 공격수들의 지원을 받는 김도훈이 혼자서 골을 책임지겠다는 욕심만 버린다면 개인기에 의존하는 마그노를 제칠 가능성이 크다며 마음을 비우라고 주문했다. 잇단 대표팀 탈락으로 상심했던 김도훈은 올 시즌 들어 도움 1위(8개)를 달릴 정도로 팀을 먼저 생각하는 플레이로 전환한 상태. 김도훈은 경기가 끝난 뒤 "마음을 비우고 팀의 선두를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뛰다보니 해트트릭까지 기록하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