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인가, 아니면 진실인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휩쓸고 있는 한국 선수 아버지들의 '적극적'인 뒷바라지가 구설수에 올랐다.

오는 9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열리는 LPGA 투어 웬디스챔피언십에 출전하는 LPGA 투어의 미국인 선수들이 한국선수 '골프 아빠'들의 각종 부정 행위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소집했다고 미국 골프 전문 잡지 '골프월드'가 6일 보도했다.

선수들은 일부 한국 골퍼 아버지들이 숲으로 떨어진 딸의 볼을 치기 좋은 자리로 슬쩍 옮겨놓는가 하면 그린 뒤에서 퍼팅 라인을 알려 주거나 수신호로 클럽 선택을 지시하고 한국말로 지도한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골프 규칙은 경기 도중 선수는 캐디 이외에 다른 사람의 조언이나 도움을 금지하고 있으나 한국 선수의 아버지들은 이 규칙을 어기고 있다는 것.

LPGA 선수들이 이같은 불만을 공개적으로 제기한데 대해 LPGA 주변에서는 한국선수들이 최근 20여명 안팎에 이를 만큼 많아진데다 대회 때마다 상위권을 휩쓰는데 따른 '시기'와 '질투'가 상당히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들어 한국 선수들은 19개 대회에서 4승을 합작하고 대회마다 서너명의 선수들의 '톱10'에 입상하는 발군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01년 LPGA선수회 리더격인 베스 대니얼은 에비앙마스터스 주최측이 마련한 프랑스 에비앙행 전용기에 박세리의 탑승을 막아 물의를 빚었는데 당시에도 미국선수들 사이에는 '한국선수들을 견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US여자오픈 때는 아마추어 위성미(14.미국명 미셸 위)의 캐디로 나섰던 아버지 위병욱(44)씨도 LPGA 투어의 고참 선수 대니얼 아머카퍼니(미국)가 '위성미가 매너가 나쁘다'고 '딴지'를 걸어 격렬한 말싸움을 주고 받았다.

그러나 이번 미국 선수들의 공식적인 문제 제기에는 한국의 '골프 아빠'들의 뒷바라지가 다소 지나친 면이 없지 않았다는 점에서 쉽게 진정되지 않을 전망이다.

LPGA 투어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은 일부만 빼고 상당수 부모가 대회 때마다 동반, 매니저 역할을 맡아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도 모 선수의 아버지가 경기 도중 딸의 볼을 만졌다는 의심을 사 다른 선수 어머니와 말다툼을 벌이는 등 크고 작은 말썽이 없지 않았다.

LPGA 타이 보타 커미셔너는 이번 사태와 관련, "이번 회의는 (한국선수들이) 골프 규칙과 LPGA 규정을 숙지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해 한국 선수 부모 일부가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사실을 시사했다.

그러나 보타는 "이런저런 얘기들이 많지만 (한국 선수들 부모가) 골프 규칙을 어겼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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