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가 2라운드 막판으로 접어든 가운데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용병 농사가 사실상 팀의 성적을 좌우하는 양상을보이고 있다. 금호생명을 제외하고 용병 한도가 올시즌 1명으로 줄어든데다 지난 겨울리그 코트를 주름잡던 특급 용병들이 모두 미국여자프로농구(WNBA)로 복귀하면서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한층 낮아질 것이라는 것이 개막 전의 예상. 하지만 6개팀들이 8~9게임을 치른 1일 오전 현재 각팀의 성적을 살펴보면 사실상 용병들이 팀 전력의 핵심을 점하며 이들의 활약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우터스를 앞세운 삼성생명의 승승장구와 캐칭이 빠진 우리은행의 몰락. 올 시즌 용병 가운데 '최대어'인 벨기에 국가대표 출신 바우터스를 영입한 삼성생명은 개막 후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우리은행은 캐칭이 팀을 떠난 올시즌 3승6패로 지난 겨울리그 챔피언의 체면을 구기고 있다. 바우터스는 올 시즌 9경기에서 게임 평균 26.8득점과 14.4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팀을 9연승으로 이끌며 삼성생명이 독주 체제를 굳히는데 큰 역할을 했다. 다른 팀 감독들도 "바우터스가 있는 한 삼성생명의 우승은 떼 놓은 당상"이라며 팀에서 용병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고스란히 인정했고, 삼성생명과 신세계가바우터스를 차지하기 위해 왜 그토록 신경전을 벌였는지 납득이 간다는 표정이다. 반면 우리은행은 캐칭이 빠지자 그동안 강점으로 꼽혔던 높이의 우위와 풍부한 벤치멤버 등을 전혀 살리지 못한 채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형편이다. 우리은행은 지난주 몸이 둔한 제니를 방출하고 지난 시즌 삼성생명에서 뛰던 겐트를 데려왔지만 아직까지 동료들과 호흡이 맞지 않아 상승세를 탈 기미를 보이지못하고 있다. 현대의 최근 상승세도 용병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함량미달인 루이스를 내보내고 골밑 장악력이 좋은 월터스를 대체 용병으로 영입한 현대는 개막 후 3연패에 빠졌다가 월터스가 합류한 이후 5승2패로 좋은 성적을내고 있다. 또 시드니올림픽 러시아 국가대표 출신 옥사나를 영입한 신세계는 올시즌 정선민이 빠졌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단독 2위를 지키며 예상 밖의 고공비행을 계속하고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