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골프 선수 4명이 29일 '외나무 다리'에서 대결한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 그리고 '메이저 무관의 제왕' 필 미켈슨(미국), '엘니뇨'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 4명은 오는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산타페의 브릿지골프장(파72)에서 한판 대결을 벌인다. 이들 4명은 세계 최고의 기량 뿐 아니라 각자 독특한 개성으로 구름 갤러리를몰고 다니는 최고의 인기 스타. 이들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올린 승수만도 74승이고 세계 랭킹도 우즈가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엘스가 2위에 올라 있고 미켈슨 10위, 가르시아 14위 등 상위권에서 떨어져 본 적이 없다. 저마다 엄청난 장타력과 컴퓨터 아이언샷을 자랑하는 정상급 선수들이지만 플레이 스타일은 너무나 달라 팬들도 편가르기가 심하다. 우즈는 강렬한 카리스마가 특징.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를 연상케 하는 승부욕과집중력에서 따라올 선수가 없다. 엘스는 물 흐르듯 부드럽고 우아한 스윙으로 많은 마니아를 만든 스윙의 교과서로 침착하고 냉정한 경기 운영이 돋보인다. 미켈슨은 한마디로 '열혈남아'다. 어떤 상황에서도 핀을 곧장 공격하는 공격적플레이 때문에 손해를 볼 때도 많지만 이 때문에 따르는 팬들이 우즈 못지 않다. '소년'에서 어느덧 '청년'으로 성장한 가르시아 역시 잘 생긴 외모와 우즈에 버금가는 카리스마를 지닌데다 두려움을 찾아보기 힘든 과감한 승부로 인기 몰이에 나선 차세대 스타. 메이저대회가 아니면 좀체 한자리에 모이기 어려운 이들 슈퍼 스타가 '골프쇼'를 벌이게 된 것은 IMG와 ABC 방송이 99년부터 해마다 개최해온 특별 이벤트 대회의완결판이나 다름없다. 그동안 우즈-데이비드 듀발(미국)과 우즈-가르시아의 맞대결에 이어 2001년 우즈-아니카 소렌스탐과 듀발-카리 웹의 남녀 드림팀 대결, 그리고 지난해 우즈-잭 니클로스와 가르시아-리 트레비노의 노소(老少) 스타 대결이 치러졌지만 당대 최고 인기 선수간 대결이 벌이지는 올해가 가장 흥미로운 경기로 꼽히게 됐다. 팬들의 흥미를 더하는 것은 우즈와 엘스 등 '황가(皇家)' 스타 2명이 같은 편이되고 다같이 공격적 플레이를 펼친다는 공통점을 지닌 미켈슨과 가르시아가 팀을 이뤄 팀 매치 플레이로 자웅을 겨룬다는 점. 경기 방식은 한 팀 선수 가운데 좋은 스코어를 홀마다 팀 성적으로 삼는 베스트볼이다. 올해 기록상 우즈와 엘스가 미켈슨, 가르시아를 압도하고 있지만 이같은 경기방식 때문에 승부는 예측 불허다. 특히 올들어 슬럼프 조짐이던 가르시아가 최근 브리티시오픈을 계기로 살아나고있는데다 우즈에게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여왔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난 기록은 그저참고 자료일 뿐이다. 공세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미켈슨과 가르시아가 한팀이 됐다는 점은 이번대회가 이들 4명이 갖고 있는 신기(神技)의 골프 실력을 한껏 발휘하는 혈투가 될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18홀 단판 승부이며 상금은 170만달러가 걸려 있다. SBS골프채널은 29일 오전9시부터 생방송으로 이 대회를 중계한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