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에이스 정민태가 오랜만에 위력적인 공을 뿌리며 선발 최다연승(16연승) 타이 기록을 작성했다. 부상 등으로 한동안 슬럼프 기미를 보였던 정민태는 2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03 프로야구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 6이닝 동안 7탈삼진, 6피안타를 기록하며 무실점으로 호투, 팀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정민태는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하기 전인 2000년 7월 30일 두산전을 시작으로 16연승을 달리며 94-95시즌에 걸쳐 김태원(당시 LG)이 세웠던 선발 최다연승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김시진(당시 삼성)과 김현욱(삼성)도 16연승의 기록을 갖고 있지만 구원승이 포함돼 정민태의 기록은 더욱 빛을 발했다. 정민태는 또 올 시즌 9승무패로 승률 부문 1위를 굳게 지킨 가운데 다승 부문에서도 제춘모(SK.9승1패) 등과 함께 공동 4위가 됐고 탈삼진 85개로 이승호(LG.95개)에 이어 2위로 뛰어 올라 투수 타이틀을 향한 진군을 재개했다. 현대는 정민태의 호투에 힘입어 7연승하며 50승(28패2무) 고지에 가장 먼저 올라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김현욱, 전병호 등 막강 불펜진을 가동한 삼성은 대구경기에서 두산을 3-2로 힘겹게 누르고 48승25패2무로 2위 SK(49승33패2무)를 바짝 추격했다. 잠실구장에서는 LG가 9회말 대타 장재중의 끝내기 안타로 SK를 6-5로 제압했다. 이밖에 5위 한화도 4위 기아에 3-2의 역전승을 거두며 1게임차로 따라 붙어 중위권 싸움에 불을 붙였다. ●사직(현대 6-1 롯데) 한동안 불안했던 에이스 정민태가 6회까지 롯데의 선두 타자들을 진루시키지 안정적인 투구를 하자 현대의 타선은 2사후에 점수를 뽑아내는 끈질긴 야구를 보여주줬다. 4회 2사후 이숭용이 2루타를 치고 나가자 심정수가 중전안타로 주자를 홈으로 불러 들였고 5회 2사 후에도 김동수가 몸에 맞는 공으로 진루하자 박진만의 2루타와 전준호의 중전안타가 적시에 터져 3-0으로 달아났다. 현대는 6회에 2안타로 2점, 9회에 3안타로 1점을 추가해 안정권에 들었고 롯데는 7회 조성환의 1타점 적시타로 영패를 면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대구(삼성 3-2 두산) 1회초 선취점을 내준 두산은 2회 심재학과 문희성의 솔로 홈런으로 2-1로 역전시켰지만 그 뿐이었다. 삼성은 4회 1사 1,2루에서 강동우의 1타점 2루타로 동점을 만든 뒤 6회 2사 1,3루 때 진갑용의 내야안타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6회부터 김현욱과 전병호, 노장진, 오상민을 내세운 삼성은 두산의 타선을 꽁꽁묵으며 더 이상의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김현욱은 시즌 6승(1패)째를 올렸고 9회 등판한 오상민은 두산 타자들을 삼자범퇴시키며 1점차의 리드를 지켜 세번째 세이브(2승1패)를 기록했다. 최소 경기(82경기) 40홈런을 바라보고 있는 삼성의 이승엽(37홈런)은 올 시즌 75경기째 출전했지만 홈런을 치지 못하고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나 기록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잠실(LG 6-5 SK) 마르티네스의 2점 홈런 2방에 힘입어 7회까지 5-2로 앞서가던 LG는 8회부터 SK의 강력한 반격에 부딪쳤다. 8회 김기태의 희생플라이로 2점차까지 따라 붙은 SK는 9회 1사, 1루 때 조원우의 2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LG는 공수 교대 뒤 유지현이 1사후 좌전안타를 치고 2루를 훔쳤고 2사 후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장재중이 SK의 마무리 김원형으로부터 중전안타를 때려 연장전으로 끌려갈 듯 했던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8회 등판한 LG의 마무리 이상훈은 9회 동점 홈런을 맞았지만 장재중의 끝내기안타로 승리투수가 되는 행운을 잡았다. ●대전(한화 3-2 기아) 한화가 후반기 첫 5연승을 달리며 무서운 상승기류를 탔다. 한화는 2회 2사후 기아의 김상훈에게 2점 홈런을 맞고 기선을 빼앗겼지만 5회 1사후 임재철이 몸에 맞는 공으로 진루하며 역전극을 시작했다. 후속타자 이범호와 김수연의 연속안타로 만루를 만든 한화는 한상훈이 2타점 중전안타를 쳐내며 순식간에 동점에 성공했다. 이어 한상훈은 2루를 훔쳐 2,3루를 만들며 상대 선발 리오스를 흔들었고 이어진리오스의 패스트볼 때 3루 주자 김수연이 홈으로 쇄도, 역전 결승점을 뽑았다. 한화의 선발 정민철은 5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9승5패)가 됐고 8회 2사 후 등판한 피코타는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처리, 14세이브(1승5패)를 기록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강건택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