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호'의 맏형 최태욱(22.안양)이 일본 응원석을 순식간에 얼어붙게 하는 대포알 슛으로 비록 승리는 아니지만 `도쿄불패'의 행진을 견인했다.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의 오른쪽 날개로 도쿄 정벌에 나선 최태욱은 23일 도쿄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올림픽축구 한일전에서 전반 21분 상대 수비진의 패스를 가로채 아크 정면에서 울트라닛폰의 숨통을 끊어놓는 25m 중거리포를 꽂아넣었다. 최태욱의 슛이 무서운 속도로 커브를 그리며 일본 골키퍼 가와시마의 손을 지나쳐 오른쪽 골문 안으로 빠져들었을 때 쉼없는 북소리로 경기장을 요란하게 했던 푸른 물결의 울트라닛폰 응원석은 `앗'하는 외마디 비명 소리와 함께 차디찬 침묵 속으로 빠져들었다. 반대로 본부석 오른쪽 골대 옆 스탠드에 자리한 붉은 악마 응원석에서는 도쿄 밤하늘의 빗줄기를 뚫는 환호가 터져나왔다. 올들어 올림픽대표팀에서는 지난 2월 남아공 4개국 친선대회 레소토전과 4월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 이어 3번째 골. 최태욱은 후반 8분 최성국(울산)의 패스를 받아 오른쪽 측면에서 문전으로 파고들며 골키퍼와 맞서는 찬스를 잡았으나 오른발로 살짝 꺾어 찬 회심의 터치슛이 골문을 외면해 아쉬움을 곱씹었다. 19~22세의 신세대 선수들로 구성된 올림픽팀에서 81년 3월13일생인 최태욱은 생일이 15일 빠른 오승범(광주)을 빼면 팀내 최고참. 맏형으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한다며 각오를 다졌던 최태욱은 비록 팀이 형님 대표팀의 연승 행진을 이어가지 못하고 4년 전 올림픽대표팀 한일전 패배의 설욕도 하지 못해 빛이 바랬지만 귀중한 선제골로 도쿄 무패행진을 이끌었다. 작년 한일월드컵에서 히딩크호의 일원이었으나 뚜렷한 활약을 보이지 못한 최태욱은 올림픽대표팀에서는 완전히 팀의 리더로 자리를 굳혔다. 최태욱은 지난 14일 대구에서 가진 PSV에인트호벤과의 평가전에서도 풀타임 내내 미드필드와 좌우측면을 누비고 다녀 김호곤 감독의 확실한 신임을 얻었다. (도쿄=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