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GA투어에서 올들어 두 번째 '성(性) 대결'이 벌어진다. 24일 밤(한국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리버하일랜드TPC(파70·6천8백20야드)에서 개막되는 그레이터하트포드오픈(총상금 4백만달러)에서 남자 투어 프로들에게 도전하는 주인공은 지난해 지역 선수권대회에서 남자들을 제치고 우승했던 수지 웨일리(36). 90년대 초 잠시 미 LPGA투어에서 활동했던 웨일리는 현재 코네티컷주 에이번의 블루폭스런GC에서 헤드프로로 재직하며 후진을 양성하고 있다. 슬하에 5세,8세된 두 딸을 둔 주부다. 웨일리는 스폰서 초청을 받아 지난 5월 콜로니얼대회에 출전했던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는 달리 1945년 로스앤젤레스오픈에 출전,1차 커트를 통과했던 베이브 자하리스(미국)에 이어 여성으로는 사상 두 번째로 자력으로 미 PGA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웨일리는 그러나 소렌스탐만큼 실력이 출중하지 않기 때문에 남자선수들을 상대로 실력을 겨뤄보겠다는 '거창한' 목표를 세우지는 않았다. 웨일리는 지난주 미 LPGA투어 사이베이스 빅애플클래식에 출전했는데 가까스로 커트를 통과한 뒤 합계 7오버파 2백81타로 공동48위에 머물렀다. 드라이버샷 평균거리는 2백50.3야드로 남자 선수들에 비해 40야드가량 짧다. 웨일리는 따라서 자신이 지도하는 어린 선수들에게 용기를 심어주고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즐기도록 하는 데 의미를 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녀가 성 대결을 펼칠 리버하일랜드TPC에서 총지배인으로 일하는 남편 빌 웨일리도 아내의 뜻에 동참,이번 대회에 주니어골프 육성기금 모금을 위한 '수지 웨일리 티켓'을 만들었다. 이 대회에는 타이거 우즈,어니 엘스,마이크 위어 등 세계 톱랭커들이 대거 불참한 가운데 필 미켈슨(33·미국)이 3년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미켈슨과 우승을 다툴 후보로는 케니 페리(43·미국·세계랭킹 8위) 정도가 꼽힌다. 최경주(33·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도 브리티시오픈의 여세를 몰아 시즌 첫 우승 사냥에 나선다. 재미교포 고교생 한승수(16)도 스폰서 초청으로 출전한다. 최경주는 24일 오후 8시27분 브래드 팩슨,로버트 담런과 함께 1라운드를 시작한다. 웨일리는 25일 새벽 2시48분 앤서니 페인터,사다카타 아키오와 함께 첫 샷을 날린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