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석호(30.이동수패션.ASX)의 선전으로 값진 결실을 본 한국 골프 선수들의 브리티시오픈 도전사는 멀리 56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 제1세대 골프 선수인 연덕춘, 박명출 현 한국프로골프협회 고문이 한국인첫 브리티시오픈에 출전자로 이름을 올렸지만 컷 통과는 실패했다.

이후 9년이 지난 뒤 73년 제2세대 골프 선수의 선두 주자로 당대를 주름잡던 김승학(56) 현 프로골프협회장이 아시아서키트 필리핀오픈 우승자 자격으로 초청을 받아 브리티시오픈 본선 무대를 밟았다.

김승학씨는 스코틀랜드 로열트룬골프링크스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에서 1라운드75타에 이어 2라운드에서 74타를 쳐 1차 컷을 통과했으나 3라운드 77타로 2차 컷을넘는데는 실패했다.

결국 1, 2세대가 모두 브리티시오픈에서 입상 기록은 남기지 못한 것. 세계 최고(最古)의 골프대회 브리티시오픈은 이후 24년간 한국 선수들에게 굳게문을 걸어 잠갔다.

97년 일본 기린오픈에서 우승하면서 그해 아시아프로골프 투어 상금왕에 오른김종덕(42.리빙토이)이 본선 티켓을 받아 출전하면서 한국 선수의 브리티시오픈 도전은 재개됐다.

하지만 골프의 본고장 유럽과 미국의 강호들 틈새에서 한국 선수들이 거둔 성적은 초라했다.

김종덕은 컷의 벽을 넘지 못했고 이듬해 예선을 거쳐 어렵게 본선 티켓을 따낸최경주(33.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 역시 컷 통과에 실패했다.

99년에는 최경주와 김종덕이 나란히 자동출전권을 얻어내 다시 한번 도전장을내밀었고 높디 높던 메이저대회의 벽은 다소 낮아졌다.

김종덕은 컷오프됐으나 최경주는 1, 2라운드 합계 6오버파 148타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공동12위에 랭크되는 이변을 연출했다.

그러나 최경주는 3라운드에서 81타를 치면서 하위권으로 밀려났고 결국 공동49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PGA 투어에서 2승을 올리며 세계 정상급 선수로 거듭난 최경주는 3년만인 2002년 브리티시오픈에 출전했으나 컷에 걸려 김승학씨의 성적을 뛰어 넘는데는 실패했다.

최경주가 99년 남긴 성적은 한국인 최초이자 유일한 입상 기록이었던 셈이다.

최경주는 98년과 99년 두차례 브리티시오픈에서 혹독한 코스를 경험한 것이 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 합격하는 토대가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최경주는 4번째 도전 끝에 자신이 99년 세웠던 한국인 최고 성적을 뛰어 넘었고 허석호는 사흘 내내 선두권을 달려 이제는 한국인 첫 브리티시오픈 정상정복도 멀지 않았음을 알렸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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