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스타' 박지성(22.PSV 에인트호벤)이 고향팬들에게 한여름밤의 무더위를 쫓는 시원한 한방을 선사했다.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피스컵코리아축구대회 B조 마지막 경기인 LA갤럭시전에서 경기 시작 3분만에 골문을 가르며 팀의 4-1 승리에 포문을 연 것. 이날 경기는 `창과 방패의 대결'로 명명될 만큼 박지성의 돌파력과 홍명보의 철벽수비의 우위를 처음으로 가늠해 보는 자리여서 팬들이 관심이 높았다. 남미의 강호 나시오날에게 일격을 당해 에인트호벤의 결승행이 불투명한 상황이라 박지성은 대 선배인 홍명보의 벽을 넘어 골문을 열어야하는 다급한 상황이었다. 더구나 수원공고 출신인 박지성에게 수원은 추억이 깃든 고향이기에 해외 진출후 한층 성숙된 기량을 고항팬들에게 뽐내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수원 팬들도 `수원공고가 낳은 월드스타 박지성 화이팅!', `사랑해! 박지성 하늘만큼 땅만큼', `미래는 곧 그의 날개 아래 설 것이다' 등의 플래카드로 아낌없는성원을 보냈다. `득점기계' 케즈만의 결장으로 경기 초반 박지성에게 부여된 임무는 고유의 포지션인 오른쪽 날개. 지난 16일 1860 뮌헨전에서 처진 스트라이커로 출장해 에인트호벤 입단 6개월만에 첫 골을 신고했던 박지성은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마자 날카로운 창 끝으로 홍명보를 압박해나갔다. 가벼운 몸놀림을 보이던 박지성은 결국 전반 3분 선제골로 이번 대회 득점 공동선두(2골)로 나선 뒤 좌우를 오가며 그라운드를 휘젓기 시작했다. 전반 39분 `골잡이' 헤셀링크가 롬메달과 교체되자 박지성은 최전방 공격수로변신해 매서운 발끝으로 수시로 상대 문전을 위협해 고향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미국프로축구(MLS) 올스타에 빛나는 홍명보는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로 이름값을 다했지만 좌우풀백인 랠러스와 수아레스가 무기력하게 무너져 빛이 바랬다. 특히 이틀마다 열리는 경기로 피로가 누적된 탓인지 홍명보는 중반 이후 수비에만 집중하며 피곤한 기색을 보여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를 실감해야했다. 한편 박지성의 팀 동료인 `재간둥이' 이영표는 왼쪽 수비수로 나서 과감한 오버래핑에 이은 문전 센터링으로 LA 갤럭시의 수비진을 당황케 만들었다. 수원에 인접한 안양 토박이인 이영표는 `헛다리 짚기' 드리블로 LA 갤럭시의 스리백을 뒤흔들었고 후반 35분에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골을 어시스트, 결승 진출에 한몫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대한민국 자존심 박지성! 이영표!' `안양과 이영표'라고 적힌슬로건이 나부껴 이영표의 식지 않은 인기를 반영했다. (수원=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