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골프(JGTO)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허석호(30.이동수패션.ASX)가 세계 최고(最古)의 골프대회 브리티시오픈(총상금 600만달러)에서 돌풍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허석호는 19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샌드위치의 로열세인트조지스골프링크스(파71.7천106야드)에서 계속된 대회 2라운드에서 한때 단독선두에 나서는 등 이틀째 선두권을 지켰다.

이날 2오버파 73타를 친 허석호는 중간합계 1오버파 143타로 선두 데이비스 러브3세(미국.141타)에 2타 뒤진 공동2위에 올라 이제는 당당한 우승후보로 급부상했다.

메이저대회에 난생 처음 출전했지만 허석호는 그러나 기량과 경기 운영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에게 전혀 뒤지지 않았다.

출전 선수 대부분이 절반을 넘지 못한 드라이브샷 페어웨이 안착률은 71.4%에이 르렀고 아이언샷 그린 적중률도 66.7%로 일품이었다.

그러나 라인 파악이 쉽지 않은 까다로운 그린에서 퍼트가 경기 중반 이후 흔들리며 33개까지 치솟은 것이 아쉬웠다.

전날 선전으로 기세가 오른 허석호는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홀 공략에 나섰다.

첫홀에서 두번째샷이 그린 앞 항아리 벙커에 빠트렸지만 홀 옆 한뼘 거리에 떨어트리는 멋진 벙커샷으로 위기를 탈출한 허석호는 3번홀(파3) 1m 버디로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4번홀(파5)에서 두번째샷을 그린에 올린 허석호는 7m 이글 퍼트를 떨궈 단독선두로 나섰다.

대회 중계 방송을 맡은 영국 BBC는 현지 생방송에 앞서 허석호의 초반 플레이하이라이트를 방송한데 이어 생방송 중에도 타이거 우즈, 데이비스 러브3세(이상 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 슈퍼스타 선수들과 번갈아 허석호의 경기 장면을 계속 중계했다.

그러나 갑작스런 스포트라이트가 부담이 됐던지 허석호는 8, 9번홀에서 퍼트 실수 등으로 잇따라 보기를 범하면서 뒷걸음쳤다.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가던 허석호는 11번홀(파3)에서도 1타를 잃어 선두에서 밀려난 뒤 3개홀 연속 파행진을 벌였으나 15번, 18번홀(이상 파4)에서 차례로 보기를범해 언더파 스코어를 지키는데는 실패했다.

최경주(33.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버디 3개, 보기 4개로 1오버파 72타로 비교적 선전을 펼쳐 합계 7오버파 149타로 공동48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려 거뜬히 컷을 통과했다.

전날 7오버파 78타로 무너져 컷오프의 위기에 몰렸던 지난해 챔피언 어니 엘스(남아공)는 이날 3언더파 68타의 맹타를 휘둘러 타이틀 방어의 불씨를 다시 지폈다.

전날 1번홀에서 트리플보기를 3년만의 패권 탈환을 위한 액땜으로 여긴 '골프황제' 우즈는 이날 1타를 더했지만 합계 3오버파 145타로 공동11위로 올라섰다.

1라운드 1타차 2위에 올랐던 데이비스 러브 3세(미국)는 차분하게 스코어를 지킨 끝에 1타를 잃었으나 합계 1언더파 141타로 2타차 단독 선두로 치고 나왔다.

올들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3승을 따내며 상금왕 경쟁에 뛰어든 러브3세는 2라운드까지 유일한 언더파 스코어를 내면서 97년 PGA챔피언십 제패 이후 생애두번째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3,4라운드를 남기고 러브3세에 5타차 이내에 포진한 선수들이 무려 27명에 이르러 우승컵의 향방은 아직 안개 속. 우즈에게 2차례 역전패를 안겼던 유럽투어의 강자 토마스 비요른(덴마크)이 허석호와 함께 러브에 2타차 공동2위로 따라 붙었고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케니페리(미국) 등 7명이 3타차 공동4위에 포진, 언제든지 선두로 치고 나올 태세다.

공동11위에 머물고 있으나 러브3세에 4타밖에 뒤지지 않은 우즈와 비제이 싱(피지) 역시 위협적이고 디펜딩 챔피언 엘스와 메이저 무관의 한을 풀기 위해 각오가대단한 필 미켈슨(미국) 등도 5타차 공동16위로 추격해왔다.

한편 첫날 3언더파 68타로 깜짝 선두에 나섰던 무명 헤니 오토(남아공)는 이날5타를 잃으며 합계 2오버파 144타로 공동4위로 밀려났다.

거친 바닷바람이 1라운드에 비해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내로라하는 강호들이 줄줄이 컷오프에 걸려 보따리를 쌌다.

마크 캘커베키아, 리 잰슨, 저스틴 레너드, 짐 퓨릭, 데이비드 톰스, 데이비드듀발(이상 미국),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스페인), 폴 로리(잉글랜드) 등 이 대회에서 우승했거나 메이저대회 왕관을 써봤던 상당수 선수들이 컷 통과에 실패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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