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 브레이크(7.14~18)에 들어갔던 프로야구정규리그가 일주일간의 단잠에서 깨어나 19일부터 치열한 후반기 레이스에 들어간다. 페넌트레이스 총 532경기 가운데 57%에 해당하는 303경기를 치른 전반기가 3강(현대,SK,삼성) 3중(LG,기아,한화) 2약(두산,롯데)의 구도로 끝난 가운데 8개팀들은저마다의 목표를 향해 운동화끈을 다시 동여맨다. 초반 승승장구하다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줄어든 게임수탓에 3위로 떨어진 삼성과 바통을 이어받아 선두를 고수했던 SK, 막판 두 팀이 주춤한 사이 순식간에 정상을 정복한 현대는 정규리그 우승을 향해 앞으로 피말리는 싸움을 펼칠 전망이다. 반면 개막 전 우승까지 넘볼 팀으로 점쳐지다 5위로 몰락한 기아가 선두권 재진입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4위 LG와 6위 한화가 기아와 함께 한 장 남은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놓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 꼴찌 탈출을 다투고 있는 두산과 롯데는 6위 한화와 10게임 이상으로 벌어진 승차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또한 이승엽(삼성)과 심정수(현대)의 홈런왕 경쟁을 비롯해 김동주(두산)와 이진영(SK), 정성훈(현대)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타격왕 대결 등 개인 타이틀 싸움도 팀들의 순위 경쟁 못지 않게 후반기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판도 현대가 48승28패2무로 1위에 올라 있지만 2위 SK(48승31패2무)와 승수가 같은데다 승률에서는 오히려 삼성(46승25패2무)에 뒤져 있어 어느 팀이 정상에 올라설지 점치기 힘들 정도로 치열한 선두 싸움이 예상된다. 전반기 마지막날인 13일 SK와의 더블헤더 1,2차전에서 1승1무를 거두면서 단숨에 1위로 뛰어오른 현대는 팀 타율(0.278)과 방어율(3.89) 모두 2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투타의 균형이 강점. 또 '지장' 김재박 감독의 짜임새있는 경기 운용에다 후반들어 더욱 불이 붙는심정수의 홈런포, 타격 랭킹 3위에 올라있는 정성훈, 곧 2군에서 복귀하는 마무리조용준 등이 선두 수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조범현 감독의 용병술을 바탕으로 뛰어난 조직력을 앞세운 전반기 '돌풍의 핵'SK도 채병용, 제춘모 등 젊은 마운드와 '최고의 포수' 박경완의 노련한 투수 리드로후폭풍을 이어갈지 관심이다. 부상 등으로 2군에 내려갔던 이승호, 정대현, 송은범 등도 돌아와 마운드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남부 지방에 집중된 호우로 73경기 밖에 치르지 못해 3위로 처졌을 뿐이지 사실상 1위나 다름없는 삼성은 식을 줄 모르는 이승엽의 홈런포를 전면에 내세운 화끈한공격력, 약점을 찾아볼 수 없는 마운드와 수비 덕택에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있다. 삼성은 또 새 용병 투수 라이언 글린이 곧 선발진에 합류할 예정이어서 전력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하위권으로 분류됐지만 이광환 감독의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 덕택에 4위를 지키고있는 LG도 지난해 12월 고관절 수술 이후 재활에 매달려온 김재현의 복귀와 팀방어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벌떼 마운드'를 앞세워 4강 잔류를 노린다. 리오스-키퍼 용병 원투 펀치의 동반 부진과 중심타선 박재홍의 부상으로 뜻하지않게 5위로 추락한 기아는 폭력 사건에 연루돼 팀 분위기를 흐렸으나 자숙의 시간을거친 끝에 최근 부활한 선발 주축 김진우와 새 용병 투수 마이클 존슨의 어깨에 기대를 걸고 있다. 원투 펀치 송진우의 부상과 정민철의 부진으로 마운드 운용마저 어려움을 겪었던 한화는 올시즌 좀처럼 살아날 줄 모르고 있는 송지만, 이영우의 방망이가 터져주길 기대하고 있다. 두산은 최근 왼손목 부상인 포수 홍성흔이 1군 복귀를 앞두고 있고 손가락 골절상을 당했던 정수근도 곧 경기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희망을 품고 있고, 롯데도 최근 1군 엔트리에 복귀한 김응국과 박정태에게 꼴찌 탈출의 첨병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개인타이틀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전반기를 뜨겁게 달궜던 이승엽과 심정수의 홈런대결. 이승엽과 심정수는 전반기 각각 37개와 32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는데 이승엽이페이스대로 신기록을 깨면서 3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할 수 있을지 아니면 심정수가올해는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경기당 0.51개꼴로 홈런포를 제조해내고 있는 이승엽은 현재 추세대로라면68개로 아시아 시즌 최다 기록인 55개(오 사다하루,로즈,카브레라)를 훌쩍 넘기게된다. 5월 15개, 6월 14개를 몰아친 이승엽은 7월 들어 장마 때문에 6경기에서 2개밖에 추가하지 못했지만 그동안 약점이던 무더위 속의 부진 극복에 대해 충분히 준비해왔기 때문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경기 당 0.41개의 홈런을 때려낸 심정수도 여름철에 더욱 강한 면모를 보이는데다 6월 중순 8개까지 벌어졌던 격차를 최근 점차 좁혀나가고 있어 여세를 몰아 역전을 노리고 있다. 두 타자는 모두 이번 시즌 이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는 터라 한국에서마지막 시즌이 될지도 모르는 올해 진정한 홈런타자의 면모를 국내팬들에게 각인시킨 뒤 미국 무대로 진출한다는 각오다. 타격에서는 김동주(0.345), 이진영(0.341), 정성훈(0.338) 등이 한치 앞도 내달볼 수 없는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고 도루 부문에서는 박용택(29개.LG)과 이종범(25개.기아)의 신구(新舊) 대결이 한창이다. 다승 부분에서는 임창용(삼성), 바워스(현대), 이상목(한화)가 똑같이 10승으로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고 최상덕(기아), 정민태(현대.이상 8승) 등 4명이 그 뒤를쫓고 있다. 구원 부문에서는 조웅천(27세이브포인트.SK)가 선두를 달리고 가운데 노장진(24세이브포인트.삼성)과 이상훈(21세이브포인트.LG)가 추격 중이고 탈삼진 부문에서는이승호(88개.LG)가 팀에 창단 후 첫 탈삼진 타이틀을 가져다줄지 관심이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