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감독이 1년여만에 한국 월드컵축구 첫 승 신화의 성지 부산에서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를 다시 선보이며 PSV에인트호벤의 승리를 자축했다. 네덜란드 챔피언인 에인트호벤은 16일 저녁 부산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03피스컵코리아축구대회 B조 첫 경기에서 박지성의 동점골을 시작으로 골 세례를 퍼부어 1860 뮌헨에 4-2로 역전승다. 또 홍명보가 분전한 미국 챔피언 LA 갤럭시는 남미의 강호 나시오날과 0-0으로비겼다. 이로써 맨 먼저 1승을 기록한 에인트호벤은 B조 단독 1위로 나섰다. 히딩크 감독은 폴란드를 상대로 지난해 한국대표팀이 월드컵 첫 승리를 따냈던부산월드컵경기장에서 뮌헨과 만났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승리를 갈망했다. 하지만 에인트호벤은 경기 초반 몸이 덜 풀린 듯 잦은 패스 미스로 공수에 엇박자를 내면서 뮌헨의 `쌍포' 라우트와 슈로트에게 연달아 공격기회를 허용했다. 전반 9분 뮌헨의 간판 골잡이 슈로트는 중국 출신 미드필더 샤오자이가 오른쪽측면에서 때린 프리킥이 골대 오른쪽을 튀어 나오자 감각적인 문전 쇄도에 이은 헤딩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정신을 차린 에인트호벤은 다시금 공격의 고삐를 당겼지만 두터운 수비벽을 쌓은 뮌헨에 막혀 전반에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에인트호벤에는 그러나 `간판 골잡이' 케즈만이 있었다. 후반 들어 케즈만이 교체투입되자 에인트호벤은 이영표의 오버래핑에 이은 박지성의 측면공격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반에 아쉬운 헤딩슛으로 설욕을 곱씹었던 박지성은 후반 5분 봄핌의 스루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파고 들며 골키퍼까지 제치고 오른쪽 골문으로 꺾어차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에인트호벤은 이후 뮌헨의 수비라인을 계속 두들겨댔고 결국 호시탐탐 기회를엿보던 케즈만이 후반 18분 오른쪽 측면에서 넘어온 공을 회심의 강슛을 터뜨려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후반 36분 뮌헨의 키오요가 문전에서 솟구쳐 오르며 칼날 백헤딩슛으로골문을 갈라 에인트호벤의 첫 승 꿈은 물건너가는 듯 했다. 추가득점에 목말랐던 에인트호벤은 8분 뒤인 44분 우이에르가 천금같은 역전골을 성공시켰고 인저리타임에는 케즈만의 패스를 이어받은 로벤이 문전으로 쇄도하며골망을 흔들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편 전주 경기에서 LA 갤럭시는 세계클럽랭킹 27위를 자랑하는 나시오날을 압도했으나 지독하게 골운이 따라주지 않아 득점없이 비겼다. LA 갤럭시는 북중미 골드컵으로 `골잡이' 카를루스 루이스 등 주전멤버가 대거빠진 가운데 전반 32분 빅토린이 오른쪽 골대를 때리는 슛을 날리는 등 공수에서 모두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특히 중앙수비수 겸 리베로로 나선 홍명보는 화려한 개인기로 밀어붙이는 나시오날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내고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공격의 물꼬를 터 관중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부산.전주=연합뉴스) 옥철.심재훈기자 oakchul@yna.co.kr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