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2회 브리티시오픈골프대회 우승자는 '하늘'이 낙점할 전망이다.

브리티시오픈이 열리는 링크스코스는 해변의 거친 황무지에 조성, 바람을 가려줄 숲이나 산이 없는 것이 특징.

이 때문에 시도 때도 없이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그대로 노출돼 브리티시오픈은 예외없이 '바람과의 전쟁'이었다.

그러나 선수들을 괴롭히는 것은 바닷바람 뿐 아니다.

연습 라운드를 통해 바람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왔던 선수들도 영국의 변덕스러운 날씨에 무너지곤 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지난해 대회 3라운드에서 81타를 치는 망신을 당한 것도 비바람이 몰아치는 거친 날씨를 이기지 못한 때문.

당시 시속 40㎞ 안팎의 강한 바람을 동반한 폭우가 들이 닥치자 2라운드에서 64타를 쳤던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는 84타로 무너지기도 했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잉글랜드 동남부 해안의 샌드위치 역시 하루에도 몇 차례씩 '얼굴'을 바꾸는 날씨의 심술이 예상돼 선수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해롤드 윌슨 전 영국 총리가 "하루에 4계절을 모두 맛볼 수 있다"고 말할만큼 영국의 날씨는 변덕이 심하다.

따가운 햇볕이 내리 쬐는 듯 하다 금방 비가 내리는가 하면 잔잔한 미풍이 순식간에 돌풍으로 변하고, 우박이 내리거나 안개가 끼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현지 기상대가 예측한 대회 기간 날씨에 따르면 선수들은 1, 2라운드에 상당한 고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1라운드가 열리는 첫날 강우 확률은 60%에 이르고 시속 20㎞에 이르는 남서풍이 불어 지난해 3라운드의 악몽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

이틀째에도 비가 내릴 확률이 50%나 되고 바람은 더 강해진다는 것이 기상대의 예측.

다만 올들어 이상 고온이 몰아친 탓에 바싹 말라 있는 페어웨이와 그린은 다소 부드러워진다는 점은 선수들에게 반가운 소식.

하지만 대회 기간 예상 기온이 14℃∼18℃에 불과해 비바람이 몰아칠 경우 체감온도는 크게 떨어져 연습 라운드 때 더위로 힘겨워 했던 선수들은 오히려 추위와도 싸워야 할 판이다.

다행히 컷을 통과한 선수들이 순위 싸움을 벌이는 3, 4라운드는 비가 내릴 확률이 10∼20%로 뚝 떨어지고 바람도 다소 수그러든다는 예보다.

올해 US오픈을 제패한 짐 퓨릭(미국)은 "날씨가 좋으면 4라운드 합계 15언더파도 칠 수 있겠지만 기상이 나빠지면 이븐파도 어려울 것"이라며 날씨를 순위 경쟁에 가장 큰 변수로 꼽았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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