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언 돌풍'을 이끌고 있는 쌍두마차 박세리(26.CJ)와 박지은(24.나이키골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캐나다여자오픈(총상금 130만달러)에서 역전 우승을 가능성을 살려냈다. 박세리와 박지은은 13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의 포인트그레이골프장(파72.6천410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나란히 합계 4언더파 212타로 공동4위로 올라섰다. 박세리는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고 박지은은버디 5개, 보기 2개로 3타를 줄였다. 선두 줄리 잉스터, 베스 대니얼(이상 미국.207타)에 5타차로 따라 붙은 박세리와 박지은은 14일 최종 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잉스터와 대니얼은 현역으로 명예의 전당에 오른 백전노장. 그러나 불혹의 나이를 넘긴 이들은 이날 비가 내리는 가운데 3라운드를 치르느라 체력 소모가 커 20대의 박세리, 박지은은 승부를 걸어볼 만 하다는 분석이다. 박세리는 그동안 말썽을 부렸던 드라이브샷이 제 자리를 찾은데다 퍼팅에서도큰 실수가 없어 모처럼 세계 최강의 선수다운 플레이를 펼쳤다. 1번홀(파5)에서 4.6m 버디 퍼트를 떨구며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한 박세리는 3번홀(파5)에서 203야드를 남기고 7번 우드로 친 두번째샷을 그린에 올린 뒤 9m 거리의 이글 퍼트를 집어넣어 기세를 올렸다. 비가 내리면서 아이언샷이 다소 흔들린 박세리는 5번(파4), 6번홀(파4)에서 그린을 놓치며 잇따라 보기를 범해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10번홀(파5)에서 벙커샷에 이은 5.5m 버디를 잡아낸 박세리는 남은 8개홀에서 대부분 버디 기회를 만들어낼만큼 절정의 샷 감각이 살아났다. 다만 마음먹고 친 버디 퍼팅이 홀을 살짝살짝 비켜가면서 타수는 좀체 줄어 들지 않았다. 15번홀(파3)에서 6m 버디를 잡아냈지만 16, 17번홀에서 잇따라 비슷한 거리에서 버디 퍼트가 빗나간 것이 아쉬웠다. 박세리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절묘한 어프로치샷으로 만들어낸 1m 버디 친스는 놓치지 않아 4라운드를 기약했다. 이날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가 260야드를 넘는 장타를 폭발시키며 공격적으로나선 박세리는 단 2차례 페어웨이를 놓쳤을 뿐이고 아이언샷이 그린을 벗어난 것도6차례에 불과했다. 특히 파5홀 4곳에서 5타를 줄인 것이 박세리의 약진에 큰 힘이 됐다. 박지은도 전반에는 보기 2개로 2타를 까먹으며 중위권으로 밀리는 듯 했으나 후반들어 9개홀에서 5개의 버디를 잡아내는 뒷심을 발휘, 우승 경쟁에 뛰어 들었다. 강수연(27.아스트라), 장정(23)도 나란히 2언더파 214타로 공동10위에 포진, 상위권 입상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김미현(26.KTF)과 김초롱(19.미국명 크리스티나 김)은 1오버파 217타로 공동23위에 머물렀고 한희원(25.휠라코리아)은 2타를 줄여 하위권에서 탈출, 2오버파 218타로 공동29위까지 올라왔다. 한편 잉스터는 이날 5언더파 67타를 때려 3타를 줄인 대니얼과 함께 9언더파 207타로 공동선두로 올라서며 시즌 2번째 우승과 통산 30승에 도전하게 됐다. 대니얼도 95년 웰치스챔피언십에서 생애 32번째 우승을 거둔 이후 8년만에 우승을 바라보게 됐다. 92년 데뷔 이후 한번도 우승을 못해본 킴 사이키(미국)가 7언더파 209타로 단독3위에 올랐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