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은 죽지 않았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33살 동갑내기 스타 서정원(수원 삼성)과 신태용(성남 일화)이 필요할 때 한방을 터뜨리는 등 노장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이들 모두 경기의 흐름을 한눈에 읽는 시야, 탁월한 위치 선정 등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원숙한 플레이로 중요한 판에서 제 몫을 다해주고 있는 것. '날쌘돌이' 서정원은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3삼성하우젠 K리그 광주 상무와의 경기에서 전반 8분 결승골을 작렬, 팀의 1-0 승리를 견인했다. 서정원의 활약으로 2연승을 달린 수원은 승점 30(7승9무4패) 고지에 올라서며선두 추격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지난 92년 프로무대에 뛰어든 서정원은 지난해 12월 소속팀을 처음으로 FA컵 정상에 올린 공로로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뒤 "한번 더 정규리그 우승을 일군 뒤 은퇴하겠다"고 공언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적극적인 자세와 철저한 자기관리로 정평이 난 선수. 서정원은 특히 브라질 용병 뚜따(8골)와의 콤비플레이 속에 시즌 5호골을 기록하는 등 변함없는 활약으로 한때 그라운드를 휘젓던 고종수(교토),산드로(이치하라),데니스(성남) 등 막강 공격 라인의 이적 공백을 거의 느끼지 않게 하고 있다. '그라운드의 여우'로 불리는 신태용도 이날 대구 FC와의 경기에서 3-2 역전승의발판이 된 1-1 동점골을 뿜으며 시즌 4호골을 기록했다. 허리에서 공수를 능수능란하게 조율한 신태용의 골은 성남이 상종가를 쳤던 울산 현대를 골득실차로 제치고 1위에 복귀하는 디딤돌로 작용했다. 성남이 잠시 주춤했다 다시 비상의 나래를 펴기 시작한 것도 팀의 정신적 지주인 신태용의 파이팅에 힘입은 바 크다는 분석이다. 서정원과 함께 92년 프로무대를 밟아 K리그에서 2명밖에 밟아보지 못한 MVP 2회 기록을 보유 중인 신태용은 가깝게는 오는 15일 개막하는 2003피스컵코리아 우승을, 멀게는 지난 95년에 이어 정규리그 3연패를 향해 후배들을 다독이고 있다. 이들 둘이 필드에서 노병의 파워을 발휘하고 있다면 같은 나이의 김병지(포항스틸러스)도 울산과의 원정경기에서 스페인리그 입성을 앞둔 이천수의 그림같은 슛을 쳐내는 등 최근 '거미손'의 명성을 날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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