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24.보스턴 레드삭스)이 2001년 월드시리즈에서 9회말 홈런 악몽을 안겼던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 마무리로 등판했지만 `밤비노의 악령'을 떨쳐내지 못했다. 김병현은 8일(이하 한국시간)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1-1로 맞선 8회말 마운드에 올라 9회 1사 만루에서 2루수 수비 실책으로 결승점을 헌납, 팀이 1-2로 져 패전투수가 됐다. 전날 이적 후 처음으로 등판한 양키스전에서 1이닝을 퍼펙트로 잘 막았던 김병현은 이날 1⅓이닝 동안 2안타와 1볼넷으로 1실점(비자책)해 이적 후 2패(2승1세이브), 시즌 7패(3승1세이브)째를 안았고 방어율만 3.70으로 낮춘데 만족해야 했다. 사이영상을 3차례 수상한 페드로 마르티네스와 짝을 이룬 김병현은 양키스의 마이크 무시나-마리아노 리베라와 특급계투 대결을 펼쳤지만 결과는 쓰라린 패배였다. 1-1 동점을 이룬 8회말 마르티네스로부터 마운드를 넘겨받은 김병현은 엔리크 윌슨과 토드 자일을 좌익수플라이와 삼진으로 처리한 뒤 강타자 제이슨 지암비를 고의사구로 내보냈지만 루벤 시에라를 중견수플라이로 잡고 이닝을 잘 넘겼다. 양키스도 선발 무시나에 이어 9회부터 철벽 마무리 리베라를 마운드에 올려 승리에 강한 집념을 드러냈다. 전설적인 홈런타자 베이브 루스를 양키스에 팔아넘긴 뒤 1918년 월드시리즈 제패를 끝으로 지구 라이벌 양키스의 벽에 막혀 84년간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밤비노 저주'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보스턴 타선은 김병현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지 못했다. 9회초 노마 가르시아파라가 리베라를 상대로 2사 후 좌전안타를 뽑았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하지 못했고 9회말 양키스 공격으로 넘어갔다. 김병현은 일본인 타자 마쓰이 히데키와 카림 가르시아의 연속안타에 이어 호르헤 포사다에게 볼넷을 내준 무사 만루에서 로빈 벤추라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급한 불을 끄는 듯 했다. 하지만 다음타자 커티스 프라이드의 내야땅볼 타구를 2루수 토드 워커가 홈으로 쇄도하는 마쓰이를 잡으려고 던졌지만 악송구가 되면서 끝내기 결승점을 내줬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