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이세돌 송태곤 등 '반상의 태극전사' 3인이 후지쓰배 정복을 위해 현해탄을 건넌다. 5일 벌어지는 제16기 후지쓰배 세계바둑대회 준결승에는 이들 외에 일본 바둑의 '마지막 자존심' 요다 노리모토 9단이 버티고 있다. 준결승전은 이세돌 대 요다,이창호 대 송태곤의 대결로 펼쳐진다. 이세돌 7단이 요다를 물리친다면 한국은 지난 98년 이후 후지쓰배 6연패의 금자탑을 쌓게 된다. 이세돌 7단 개인으로서는 최근 바뀐 승단규정(세계대회 준우승시 1단 승단) 덕분에 자동으로 8단으로 승단하게 된다. 만약 결승까지 올라가 우승할 경우에는 바로 '입신'인 9단에 오른다. 이세돌과 요다는 지난 4월 일본에서 벌어진 제2기 CSK배 바둑아시아대항전에서 처음 만나 요다가 승리했다. 이 7단으로서는 이번 대결이 설욕전인 셈이다. 팽팽한 승부가 예상되지만 이 7단이 실수하지 않고 평소 실력만 발휘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게 바둑계의 중론. 이창호 9단과 송태곤 4단의 대결도 관심거리다. 송 4단은 8강전에서 일본의 강타자 다카오 신지 8단에게 극적인 반집승을 거둔 뒤 가진 인터뷰에서 "생애 처음으로 세계대회 4강에 오른 만큼 꼭 우승해 보고 싶다"고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이세돌 7단과 함께 포스트 이창호 시대를 이끌 선두 주자로 꼽히는 송 4단이지만 최근 컨디션은 썩 좋지 않다. 중요한 고비에서 목진석 6단(명인전 본선)과 중국의 왕레이 8단(LG배 세계기왕전)에게 잇달아 반집패를 당하며 '잘 나가던' 기세가 많이 꺾여 있는 상태. 우승상금 1억5천만엔의 주인공을 가리는 후지쓰배 결승전은 7일 일본기원에서 열린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