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킹'이승엽(삼성)이 마침내 잠실구장 무홈런 징크스를 떨쳐냈다.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의 경기에서 이승엽은 4회초 선두타자로나서 상대 선발 이리키의 140km짜리 높은 직구를 통타,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홈런을 쏘아 올렸다. 올들어 잠실에서 치른 11경기에서 단 1개의 홈런도 때려내지 못했던 이승엽은이로써 잠실 징크스를 훌훌 털어냈다. 국내 프로야구 구장 가운데 가장 펜스 거리가 긴 잠실구장에서 홈런을 때려내지못해 '홈런왕답지 않다'는 일부 팬들의 평가 절하를 씻어낸 한방. 잠실 구장에서 45번째 타석인 이날 1회 첫 타석 때도 포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던 이승엽은 이리키의 실투성 높은 직구를 놓치지 않았다. 이승엽은 "시즌 초 컨디션이 나빴을 때 잠실에서 경기를 많이 치렀기 때문"이라며 "잠실에서 홈런을 못친다고 해서 홈런수가 줄어드는 것도 아닌데 신경도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홈런으로 벌써 36호째를 날린 이승엽은 자신이 세운 한시즌 최다 홈런 한국 기록(54개)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왕정치가 수립한 아시아 최다 홈런 기록(55개)경신이라는 목표에 더욱 가깝게 다가섰다. 이승엽 본인도 "최근 컨디션이 좋은데다 체력도 문제없어 지난해와는 다를 것"이라며 자신감을 피력, 신기록 달성에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한편 이승엽은 최근 300호 홈런볼이 국내에 전시되지 못하고 중국으로 팔릴 것이라는 소식에 담담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한시즌 최다 홈런기록이 작성될 즈음 다시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에는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승엽은 "지난 99년에도 기록을 앞두고 관중들이 몰려 들어 홈런볼을 다투는바람에 다치는 팬까지 생겨났다"며 55호 이후의 홈런볼이 금전적 가치로만 평가돼분쟁의 씨앗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