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뜨거운 홈런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이승엽(27.삼성)과 심정수(28.현대)가 주말 화끈한 대포 맞대결을 벌인다. 27일 밤 수원에서 격돌할 예정이던 이승엽과 심정수는 이날 경기가 비로 연기되면서 대결을 하루 늦췄지만 28일과 29일 이틀 동안 치르는 3연전에서 만나게 됐다. 지난해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다 심정수에 한 개차로 홈런킹 자리에 올랐던 이승엽은 올해 현재까지 모두 34개의 아치를 그리며 심정수(27개)에 7개차로 크게 앞서 있다. 지난 22일 대망의 세계 최연소 300홈런을 달성하면서 한결 홀가분해진 이승엽은 올시즌 한 시즌 최다홈런을 터트렸던 99년(54개)보다 훨씬 빠른 행보로 각종 홈런 기록을 모두 갈아치울 태세다. 66경기를 치른 현재까지 34개의 홈런을 날려 경기당 0.515개꼴로 아치쇼를 선보이고 있는 이승엽은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산술적으로 69.5개가 가능하다. 60개만 때린다해도 한국은 물론 아시아 최다기록(55개.왕정치, 로즈, 카브레라등 3명)까지 단숨에 뛰어넘는 대기록. 올 6월에만 벌써 13개의 홈런 축포를 쏘아올려 자신이 보유 중인 월간최다홈런(15개) 경신에도 도전장을 내민 이승엽은 이번 수원에서 3경기를 통해 기록 달성 여부를 판가름짓는다. 하지만 이승엽은 한창 페이스가 좋았던 99년 뿐 아니라 올해도 비교적 규모가큰 편에 속하는 수원구장에서 단 한 개의 홈런도 뽑지 못했고 현대 투수를 상대로는 단 1개에 그쳤다. 반면 27개 가운데 무려 15개의 홈런을 안방인 수원에서 쏟아냈던 심정수는 이번홈 3연전이 이승엽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또 이승엽에는 다소 뒤지지만 6월 한달에만 11개, 최근 10경기에서 8개를 양산하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점도 도전자 심정수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심정수는 지난해에도 46개 가운데 26개를 7월 이후에 몰아칠 만큼 슬로스타터의 면모를 갖고 있어 이번 맞대결을 역전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한편 두 선수는 타석에서는 한치의 양보도 허용하지 않는 경쟁자이지만 사석에서는 터놓고 지내는 친한 사이. 같은 에이전트 회사 소속인데다 올해 시즌 개막 전에도 플로리다 말린스 캠프에도 함께 다녀왔다. 심정수는 최근 이승엽의 300홈런을 날렸을 때도 축하 전화를 해줬으며, 이번 수원 3연전에서도 기회를 봐서 둘만의 오붓한 만남의 시간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