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은 빈약했지만 희망은 발견했다.'

한국축구가 포르투갈 출신의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100일을 넘겼다.

거스 히딩크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아 태극전사들을 지휘하고 있는 코엘류 감독은 기존 스리백시스템을 포백으로 전환하는 등 전술에 '메스'를 대고 대표팀에 자신의 색깔을 입히느라 분주했지만 수치상으로는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한 게 사실이다.

데뷔무대인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0-1로 패한 11일 아르헨티나와의 경기까지 5번의 A매치에서 1승1무3패로 기대치를 밑돌았고 1골 밖에 건지지 못하면서 골 결정력 부재의 고질병도 안았다.

코엘류의 초기 성적표는 히딩크의 그것과 흡사하다.

히딩크 감독도 신고식 무대인 홍콩 칼스버그컵 노르웨이전에서 패하는 등 두바이 4개국대회까지 5경기를 치르면서 1승2무2패로 반타작을 했던 것.

다만 포백으로 출발했던 '히딩크호'는 당시 수비라인이 흔들리며 8골을 내줬으나 8골을 수확, 마무리 난조의 고민은 없었다.

시작은 미미했지만 월드컵 4강신화로 끝은 창대했던 히딩크처럼 '탐색전'을 끝낸 코엘류 감독도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스타일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그 동안 프로축구 관전을 통해 한국축구의 현주소를 훑어보고 기량이 검증된 월드컵태극전사 외에 국내파를 테스트하는 등 선수들을 점검하고 전술에서도 변화를 줬다.

전술 운용 폭이 크다는 포백을 도입했고 측면 돌파 위주의 단조로운 공격패턴이 한국축구의 흠이라고 보고 패스플레이로 득점루트를 닦을 것을 주문했으며 상대에 따라 유동적인 카드가 필요하다며 아르헨티나전에서는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물론 해외파 소집 난항, 담금질 시간 부족 등으로 전술완성도를 기하진 못했지만 구석구석을 찌르는 등 짧고 긴 예리한 패스가 축구강국의 필요충분조건이라는 점에서 그의 시도는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선수들을 휘어잡는 카리스마가 다소 부족했다는 것.

취임 일성으로 정신력을 강조했던 코엘류 감독은 훈련에서 선수들을 다그치기 보다는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끄는 등 사람좋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코엘류 감독도 최근 "아직도 월드컵 분위기에 젖어있는 것 같다.

선수들이 새출발하는 마음으로 재무장하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채찍질을 가할 것임을 분명히했다.

문제는 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 골 결정력 난조의 암초를 걷어내는 일.

'코엘류호'는 그간 A매치에서 슈팅을 난사하고도 딱 한번 밖에 골맛을 보지 못해 세리모니를 기다리던 팬들에 실망감을 안겨준 게 사실이다.

골 결정력을 높이기 위해 공격수들의 집중력을 요구하기도 했던 코엘류 감독은 따라서 13일부터 시작되는 휴가기간 골 가뭄 해갈 비책을 마련하는 데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점쳐진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진리를 확인한 코엘류 감독이 향후 대표팀을 어떻게 이끌지 관심을 모은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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