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엘류호의 공격라인이 `킬러' 부재의 답답증을 새삼 확인했다. 한국축구대표팀은 11일 거함 아르헨티나와의 A매치에서 지난 우루과이전에 드러났던 수비 불안과 정신력 저하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하고 비교적 선전했으나 결정적인 한방을 터뜨려줄 해결사가 없음을 또 한번 뼈저리게 경험했다. 코엘류 감독은 데뷔전인 콜롬비아전 이후 주로 선발 출장시켰던 최용수(이치하라) 대신 대표팀 새내기 조재진(광주)을 원톱으로 내세우는 나름의 카드를 꺼냈으나 가능성만 확인했을 뿐 OK 사인을 받지는 못했다. A매치 두번째 출전인 조재진은 후반 38분 머리로 볼 방향을 살짝 돌려놓는 감각적인 헤딩슛으로 상대 문전을 위협하는 등 차세대 원톱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코엘류 감독도 경기 직후 "조재진은 아주 촉망받는 선수이고 기량과 체력이 좋아 미래를 기대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험이 일천한 조재진으로서는 전광석화같은 문전대시로 단 한번에 결승골을 엮어낸 동갑내기 하비에르 사비올라(바르셀로나)의 동물적 감각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기다 고질적인 문전처리 미숙에다 전체 공격라인의 유기적 움직임이 이뤄지지 않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공격루트의 `편식'이 심해 아르헨티나 스리백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여유를 주고 만 것. 이천수(울산) 이영표(에인트호벤)의 왼쪽 라인이 전반 내내 상대 진영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6차례 센터링을 올린 반면 차두리(빌레펠트) 송종국(페예노르트)의 오른쪽 라인은 번번이 상대 수비에 차단당해 공격의 흐름이 끊겼다. 김진국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왼쪽 공격은 예상외로 쉽게 벽을 뚫었으나 결과적으로 공격수들의 위치 선정이 좋지 못해 득점에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코엘류 감독은 후반 차두리를 빼고 최태욱(안양)을 기용, 킬러 역할을 기대했으나 그 역시 후반 13분 골키퍼와 1대 1 찬스에서 헛발질을 하는 등 기대에 부응하지못했다. 결국 코엘류호는 지난 5차례 평가전에서 단 1골을 기록한 도쿄 한일전을 제외한 4경기에서 무득점 행진을 이어가며 극심한 골가뭄에 빼져들고 말았다. 최용수, 이동국(광주)의 기존 킬러 카드가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고 조재진 카드역시 아직 합격점을 주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한편 우루과이전에서 상대 기습공격에 맥없이 무너졌던 수비라인은 `스리백 실험'을 통해 아르헨티나의 막강 공격진을 비교적 효과적으로 차단했으나 전반 43분 실점상황에서 뒷공간을 침투하는 하비에르 사네티(인터밀란)의 움직임을 맨투맨 수비에서 놓쳐 결승골의 빌미를 내주는 순간적인 집중력 상실을 드러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