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그레그홀을 극복하라." '지존'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치열한 우승 경쟁이 예상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총상금 160만달러)에서 2연패에 도전하는 박세리(26.CJ)에게 떨어진 과제다. 대회가 열리는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듀폰골프장(파71. 6천408야드)은 파3홀 4곳을 제외한 14개홀 가운데 10개홀이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홀이 휘어져 있는 도그레그홀이다. 정확한 장타를 구사하지 않으면 그린을 직접 공략할 수 있는 지점을 확보할 수없기 때문에 파워와 정교함을 동시에 요구하는 코스 설계인 셈. 전문가들이 박세리와 소렌스탐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은 이유도 드라이브샷비거리와 샷의 정확도에서 다른 선수들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듀폰골프장은 페어웨이를 울창한 숲이 둘러싸고 있는데다 페어웨이와 그린주변에는 깊은 벙커가 곳곳에서 도사리고 있어 선수들을 긴장시킨다. 이 때문에 대회 2연패를 노리는 박세리에게는 우선 드라이브샷을 정확하게 겨냥한 지점까지 날려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듀폰골프장 1번홀(파4.384야드)과 2번홀(파4.400야드)은 모두 페어웨이 오른쪽벙커 바로 옆이 두번째샷을 가장 치기 좋은 위치. 드라이브샷이 다소 짧게 떨어질 경우 벙커에 빠질 우려가 있고 벙커를 피해 페어웨이 한 가운데나 왼쪽을 겨냥하면 그린 공략이 어려워진다. 거의 90도로 꺾인 3번홀(파4.372야드)은 왼쪽에 위치한 연못 오른쪽으로 드라이브샷을 날려야하는 홀. 짧거나 왼쪽으로 당겨지면 여지없이 워터 해저드행이다. 4번홀(파4.370야드) 역시 드라이브샷을 페어웨이가 꺾이는 왼쪽 지점으로 길게날리지 않으면 그린이 보이지 않는다. 9번홀(파5.502야드)에서는 페어웨이 오른쪽을 감싸고 도는 개울 옆을 겨냥해 드라이브샷을 때려내면 손쉽게 2온을 시도할 수 있으나 실수하면 파세이브가 힘겹다. 14번홀(파4.390야드)에서는 드라이브샷을 왼쪽으로 당겨치면 커다란 버드나무에갇히는 어려움을 겪게 되지만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벗어나면 코스가 오른쪽으로 휜탓에 그린까지 거리가 멀어진다. 박세리는 비거리와 정확도에서 소렌스탐에 다소 뒤지는 것이 사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이같이 함정이 많은 까다로운 코스에서 박세리가 소렌스탐을 앞설 수 있는 비결을 담대한 성격과 강한 승부욕을 꼽는다. 조심스러운 플레이가 요구되는 코스지만 승부를 걸어야 할 때 과감하게 도전하는 대담성은 박세리를 따를 선수가 없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뱅크오브아메리카콜로니얼에서 성(性)대결에서 나섰던소렌스탐이 이틀동안 방어적 플레이로 일관하다 컷오프된 것을 본 박세리가 "나라면탈락할 때 탈락하더라도 공격적으로 경기를 펼쳤을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서 소렌스탐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적인 샷이 성공했을 때 확실한 '보상'이 주어지는 듀폰골프장에서 박세리의 담대함은 소렌스탐의 컴퓨터샷을 무력화할 좋은 무기이다. 한편 아마추어 시절 이곳에서 열린 주니어대회를 4차례나 제패, 코스에 익숙한박지은(26.나이키골프)도 장타와 함께 대담한 승부를 즐긴다는 점에서 박세리와 소렌스탐의 우승 각축에 한몫 거들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