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의 고졸 4년차 김상현(23)이 화끈한방망이를 앞세워 오랜 무명 생활을 청산하고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잡았다. 김상현은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클린업트리오의 끝 자리인 5번으로 선발 출장해 4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둘러 팀의 8-2 대승을 이끌었다. 2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이전 경기까지 선발 5연승을 달리던 상대 선발 채병용으로부터 3루타를 때려내 선취 득점을 올렸고 팀이 4-2로 쫓긴 7회 1사 1.2루에서는천금같은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때려 분위기를 돌려놨다. 특히 그의 활약은 최근 3연패에 빠지며 자칫 4위권 진입이 멀어질 수도 있었던팀의 연패를 끊은 것이어서 더욱 빛났다. 그가 호쾌한 타격 솜씨를 뽐낸 것은 이날 뿐만이 아니어서 지난 20일 현대전에서는 동점 홈런을 날렸고 21일 현대전에서도 결승타를 날리는 등 찬스때마다 집중력있게 방망이를 휘둘러 타격 침체로 고민중인 이광환 감독의 시름을 덜어줬다. 지난 2000년 군산상고를 졸업하고 해태(기아 전신)에 입단해 지난 시즌 중반 LG로 트레이드된 김상현은 지난 3시즌동안 대부분 대타로 47경기에 나서 52타수 13안타(타율 0.250)의 성적이 고작이었다. 그러던 그에게 이달 중순 주전 3루수 이종열이 다치면서 선발 출전의 기회가 찾아왔고 김상현은 다시는 2군에 내려가지 않겠다는듯 맹활약하고 있다. 힘과 정교함을 겸비한 발군의 타격에 빠른 발까지 갖췄지만 김상현은 불안한 수비때문에 얼굴을 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경기까지 무려 4경기 연속 실책. 이중 지난 22일 현대전에서는 5-3으로 앞선 9회초 평범한 플라이를 놓치면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해 경기 종료 뒤 혼자 남아 수비 연습을 하기도 했다. 계속 수비에 신경쓰이면서 김상현은 타격도 동반 침체에 빠져 최근 3경기동안안타를 때려내지 못했다. 하지만 "어차피 내가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고 마음을 다잡은 김상현은 다시 불같은 타격 솜씨를 되찾았고 수비도 큰 실수없이 해냈다. "2군에서는 낮에 경기를 하기때문에 야간 경기에 적응하기 힘들어 수비 실수가많았는데 차차 나아질 것"이라는 김상현은 "이종열 선배가 부상에서 회복되더라도 1군에 남아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소박한 희망을 표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