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수 파동'이 사태 당사자인 대한배구협회와 LG화재의 대화 결렬로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다. LG화재는 21일 이경수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선 드래프트, 후 협상' 카드를 내건 배구협회 새 집행부의 대화 요청에 대해 "드래프트에 내보내지 않는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앞서 협회 엄한주 전무이사는 최근 LG화재 사장인 구자훈 구단주에게 잇따라 면담을 요청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이와 관련, LG화재측은 "협회가 이경수의 손을 들어준 1심 재판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배구발전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며 "협회가 이를 인정하지 못한다면 법의최종 판단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LG화재는 특히 구단주와 직접 담판을 통해 사안을 해결하려는 엄한주 전무의 행보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해 향후 대화 요청에 응하지 않을 뜻임을 시사했다. LG화재 관계자는 "협회가 한 대기업의 오너를 만난다는 것부터 절차상, 예의상맞지 않는다"면서 "한전 사장인 강동석 협회장이 나서주는 게 모양새가 낫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동석 회장은 지난 3월 집행부가 조영호(한양대 체육위원장.부총장급)전무에서 엄한주(성균관대 부교수)씨로 교체될 당시 협회 업무에서 손을 떼겠다고선언한 뒤 최근엔 한전의 출연금을 집행하는 총무이사도 철수시켜 논란의 중심에서비켜서 있는 상태다. LG화재가 기존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협회는 곧 상임이사회를 열어 이경수는 물론, 송만덕 당시 한양대 감독과 노진수 LG화재 감독 등 자유계약 파동 관련자들에 대한 중징계를 논의하는 등 강경 대응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의 이같은 판단은 LG화재가 오는 7월초로 예정된 실업연맹전에 이경수와 함께 참가할 경우 배구계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것이란 우려에서 비롯된다. 삼성화재 감독인 신치용 협회 강화위원장은 "이경수가 드래프트에 나올 때까지협회 권위 보호 차원에서 자격을 정지시킬 수밖에 없다"며 `조건부 선수제명'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엄한주 전무가 취임 일성으로 "이경수 문제를 5월내 풀지 못하면 물러나겠다"고 공언한 만큼 배구계는 이경수 파동으로 인해 한해 집행부가 두번이나 총사퇴하는 대혼란에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엄 전무는 "마지막으로 한번 더 (면담을) 신청한 뒤 안 되면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