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과 불운으로 시름에 잠겨있던 한국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송진우(37.한화)가 모처럼 만에 환한 표정을 지었다. 올 시즌 1승5패에 그쳤던 송진우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이며 9안타 1볼넷 1실점으로 6-1 승리를 이끌고지난 달 10일 LG전 승리 이후 33일만에 승수를 추가한 것. 지난 달 15일 두산전 패배부터 이어져왔던 4연패의 고리를 끊는 승리여서 송진우의 기쁨은 더욱 컸다. 또 이날 승리로 국내프로야구 최다승 기록을 164승을 늘렸고 역대 최고인 통산투구이닝도 2천297⅓이닝을 기록했다. 송진우는 이날 상대팀이 6연패중이던 최하위팀 두산이고 선발 맞상대인 이리키사토시도 마무리로만 뛰다 선발 등판은 이날이 처음이어서 승리를 예감했다. 1회초 김태균이 선제 2점홈런을 때려줘 공수교대 후 가벼운 마음으로 마운드에오른 송진우는 안경현과 김동주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2사 1, 2루에 몰렸지만 최고구속 142㎞의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가며 위기를 넘겼다. 팀 타선은 2회 1점을 추가해 3-0으로 달아나 송진우의 어깨를 더욱 가볍게 만들었다. 지난 1일 기아전과 8일 LG전에서 송진우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에 3자책점 이내 )를 하고도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눈물을 삼켰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 타선의 도움을 받은 송진우는 3회 김창희의 2루타로 첫 실점했지만 안타를 맞고도 후속타자를 맞혀 잡는 뛰어난 위기 관리능력과 단 1개의 볼넷만 허용하는 빼어난제구력, 상대 타자의 심리를 읽는 두뇌피칭으로 7회까지 추가 점수를 내주지 않았고5-1로 승리를 굳힌 8회말 마운드를 마정길에게 넘겼다. 한화 타자들은 9회 1점을 보탰고 마정길에 이어 안영명이 이어던지며 구원투수들도 송진우의 승수쌓기에 힘을 보탰다. 송진우는 "그동안 승리보다 패전이 훨씬 많아 부담이 컸지만 오늘 타자들이 초반에 점수를 많이 빼줘 승리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