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월드컵 4강의 감동을 안고 부천 SK에서 터키프로축구로 진출했던 이을용(28.트라브존스포르)의 신분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부천 SK는 7일 "트라브존이 지난달 30일까지 재계약 여부를 통보해오지 않았다"면서 "이를 계약 위반 및 이적 협상 결렬로 잠정적으로 간주, 이을용의 팀 복귀를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라브존은 지난달 30일 부천에 보낸 팩스에서 재계약 여부에 대한 언급 없이이을용에 대한 평가를 계속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그러나 이을용에 대한 부천의 소유권 주장은 근거가 희박한 게 사실이다. 부천은 지난해 7월26일자 보도자료에서 "이을용을 이적료 160만달러에 완전 이적시키고 1년 후 (이을용과 트라브존의) 재계약 협상에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이후이적료 지급을 놓고 갈등이 불거지자 "이적료는 110만달러이며 진출 조건도 1년 임대 후 완전 이적"이라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정작 계약서에는 조건부 이적을 규정한 문구가 없고, 트라브존은 이를토대로 "이을용은 트라브존 선수"라고 주장하며 부천을 압박하고 있다. 트라브존은 현재까지 이적료 110만달러 중 35만달러(현금 10만달러+외국인선수제임스)만 지급해 부천에 75만달러의 빚을 진 상태다. 모든 상황을 요약하면 문제의 핵심은 부천과 트라브존 사이에 발생한 채권.채무관계이며, 따라서 이을용은 오는 6월30일이면 트라브존과 재계약하지 않을 경우 `자유의 몸'으로 풀리게 된다. 부천은 채권 관계를 내세워 이을용의 소유권과 함께 복귀를 추진하고 나섰지만이는 `돈 떼인 것을 선수가 책임지라'는 식이어서 설득력이 없다. 이와 관련, 이을용은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면서 자신의 대리인인 일본인 에이전트와 향후 거취를 놓고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을용이 에이전트를 따라 일본 J리그로 갈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K리그를 택할경우 국내 자유계약선수(FA)가 아닌, 지난해 J리그에서 복귀한 유상철(울산)과 홍명보(전남)처럼 국제 FA 신분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부천은 계약서에 `완전이적 무산시 부천 복귀'를 명시하지 않는 졸속 행정으로선수도 놓치고 돈도 떼일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