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킹' 이동국(광주 상무)이 오랫동안 처졌던 갈기를 곧추세우고 부활의 신호탄을 쏴 올렸다.

이동국은 4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03삼성하우젠 K리그 부산 아이콘스와의 경기에서 생애 첫 해트트릭으로 3-2 역전승을 이끌며 팀에 꿀맛같은 2승째를 안겼다.

이동국은 90년대 후반만해도 한국축구 간판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을 기대주였지만 이후 독일무대 적응 실패 등으로 기대만큼의 기량성장을 하지 못해 시련을 겪은케이스.

파괴력은 인정받지만 비성실한 플레이 등으로 '히딩크호'에서 낙마, 안방에서 열린 꿈의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했고 국내 프로무대와 아시안게임에서도 활약이 미흡,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는 지난달 열린 일본과의 A매치에서도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에 해결사로서의 믿음을 심어주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부산 경기는 도약의 가능성을 엿보게 하기에 충분했다.

개막 후 7경기에서 1골(페널티킥) 1도움으로 이름에 비해 낙제점에 가까웠지만 이날 위치선정과 골 감각은 최상이었다.

전반 18분 한상구의 프리킥을 머리로 골로 연결한 장면은 탁월한 위치선정의 결과였고 오승범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로 감아차 네트에 꽂은 3번째 골은 골잡이 특유의 감각적인 슈팅에서 나왔다는 평가다.

발가락 피로골절을 완전히 털지 못한 이동국은 경기 후 "골이 안나와 고심했는데 포항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한꺼번에 골맛을 봐 기쁘다.

팀이 중위권으로 도약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발동이 늦게 걸린 감이 없진 않지만 이동국의 부활 조짐은 그가 상무 입대 전이미 팀 합류를 자처하는 등 달라진 자세를 보이면서 감지된 바 있다.

부진 탈출을 알린 이동국이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아시아연맹컵에 대비한 대표팀 소집훈련에서 절친한 사이인 김은중(대전 시티즌) 등과의 경쟁을 통해 골 결정력 부재에 직면한 코엘류 감독의 눈도장을 찍을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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