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빛으로 출렁이는 바다를 가르는 보트의 소음 속에서도 강태공의 온 신경은 저 멀리 드리운 낚싯줄에 쏠려 있다.

어느 순간 요동치기 시작하며 점점 그 빨라지는 낚싯대의 꿈틀거림.

이제 거대한 청새치와의 기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알리고 있다.

바다 낚시에 매료된 누군가라면 평생 한 번쯤 꿈꿔 봄직한 망망대해에서 펼치는 대어와의 한 판 승부.

하지만 북마리아나 제도의 무공해 청정지역 티니안과 로타 아일랜드에서는 매일 같이 벌어지는 짜릿한 이벤트이다.


서울에서 비행기로 4시간.

남서태평양의 푸른 파도와 필리핀 해가 만나는 곳에 북 마리아나 제도는 자리하고 있다.

별자리처럼 바다에 뿌려진 14개의 유,무인도.

이미 한국인들의 주요 해외여행지로 대접받고 있는 사이판 역시 이 지역에 속한다.

하지만 좀 더 아늑한 휴식과 여유를 원한다면 인근의 로타 혹은 티티안 섬이 그만이다.

금방이라도 닿을 수 있는 바다에 둘러싸인 작은 섬은 괌이나 사이판에 비해 사람의 소음과는 더 먼 거리를 두었다.

특히 바다에서 즐기는 다양한 레포츠는 최적의 자연 조건을 열어 놓고 있어 하루가 아쉬울 따름이다.

티니안과 로타 인근 해역에서의 대표적인 레포츠는 낚시.

배를 타고 달리며 대어의 꿈을 낚는 트롤링은 낚시 마니아 뿐만 아니라 초보자도 쉽게 즐길 수 있다.

천천히 달리는 갑판에 릴의 줄을 풀고 조류를 함께 따라가며 낚시는 시작된다.

이 곳 해역에서 주로 잡히는 어종은 블루마린이라 불리는 청새치, 황다랑어를 비롯해 삼치, 방어의 일종인 레인보러너, 마히마히(만새기) 등이다.

어른 키를 육박하는 대형 어종들인 탓에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해볼 월척을 낚아 볼 수 있다.

현재 이 지역에서 가장 큰 청새치를 잡은 선박으로 유명한 'Connie B Ⅱ'와 'Sea Hunter' 등이 주요 낚시 포인트로 사람들을 실어 나른다.

선박 내에는 화장실, 잠깐의 휴식을 위한 침대, 샤워기 등 편의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오전 내내 낚시에 빠져 볼 수 있는 트로피칼 피싱 투어와 해질 녘인 오후 5시에 출발, 망망대해의 일몰 속에서 팽팽한 긴장을 맛보는 선셋 피싱 투어 등 다양한 피싱 투어 상품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배는 쉼 없이 움직이는 탓에 이 해역 곳곳의 섬들을 절로 감상할 수 있기도 하다.

바다만큼 푸른 섬의 풍경은 낚시에 방해가 될 만큼 아름답다.

트롤링뿐만 아니라 루어 낚시도 즐길 수 있다.

가짜 미끼를 사용해 간단한 소형 어종을 잡는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트롤링과 마찬가지로 선상에서 낚시의 재미에 빠져 볼 수 있다.

특히 장비가 단출해 어린이나 여성들이 즐기기에 적합하다.

낚시가 아니더라도 많은 해양 레포츠들이 마련되어 있다.

세계적인 다이빙 포인트로 손꼽히는 탓에 연중 다이버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다.

평균 시계 150피트 이상을 보장하는 맑은 바다 속에는 곳곳에 산호초와 난파선, 동굴, 산호벽을 거느리고 있다.

이름난 다이빙 포인트만 해도 40여 곳이 넘을 정도.

북마리아나 제도 지역에서는 현재 네 곳 정도의 다이빙 센터가 운영중인데 초보자를 위한 친절하고 체계적인 레슨도 이루어진다.

다이빙을 못하는 이들은 Sea Walker 프로그램을 이용해도 좋다.

산소가 공급되는 헬멧을 쓴 뒤 해저를 말 그대로 '걸어다니는' 것.

심해 세계를 천천히 걸어다니며 마음껏 수중인간이 되어 보는 시간.

얼굴이 젖지 않는 탓에 콘택트 렌즈나 안경을 착용해도 무방하다.

바다에서 하루를 보내고 나면 티니안과 로타 섬에 마련된 휴양 리조트에서 휴식이 시작된다.

특히 티니안 섬의 다이너스티 호텔은 북 마리아나 제도를 통틀어 최고급 호텔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곳.

412개의 객실은 모두 바다를 향해 창을 내 놓았다.

무엇보다 24시간 운영되는, 북 마리아나 제도 최초로 개장된 카지노 리조트 호텔로도 유명하다.

게임을 즐기는 틈틈이 입맛을 돋우는 카지노 카페가 함께 운영되고 있는데 한식까지 제공되고 있다.

티니안과 로타에서 보내는 하루는 기꺼이 택하는 세상과의 단절이다.

도시가 안겨주는 막연한 단절이 아닌 자연이 베풀어주는 일탈.

하루 종일을 바다와 해변에서 허송세월 해도 누구 하나 뭐라 할 이 없고 흠이 되지 않은 시간.

레포츠와 휴식이 기분좋은 조화를 이룬 티니안과 로타와의 만남은 섬 휴양여행의 참 맛을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남긴다.


[ Travel tips ]

◇ 티니안, 로타 가는 길 =사이판에서 훼리를 이용하는 방법이 일반적.

사이판까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매일 직항편을 운항한다.

대한항공은 부산-사이판간을 주 4회 운항한다.

티니안 까지는 사이판에서 훼리나 경비행기로 이동한다.

소요시간은 각각 40분, 10분.

로타의 경우 사이판에서 경비행기로 30분 정도 걸린다.


◇ 문의 =북 마리아나제도 관광청 한국사무소(02-752-3189)


< 글 = 남기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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