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필승 코리아!!", "대~한민국" 2002한일월드컵 당시 온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했던 붉은 응원의 물결이 오랜만에 다시 살아났다. `숙명의 대결' 한국과 일본의 축구대표팀간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중앙집행부가 `발전적 해체'라는 수순을 밟았지만 지역별 모임을 중심으로 활동을 이어온 붉은악마는 이날도 어김없이 경기장 한 켠을 붉은빛으로 장식한 채 북과괭과리, 붉은두건 등으로 무장(?)하고 다시 전열을 가다듬었다. '한국축구의 또 다른 전설을 기대한다', '붉은 함성으로 너와 나 하나된다', '전사들이여 붉은 투혼을 불사르라' 등 격문과 `치우천황'이 그려진 대형 깃발은 필수. 월드컵 때 만큼 조직적이고 화려하지 않지만 당시 사용했던 구호와 응원가는 그대로 남았고 태극기와 붉은 깃발을 흔드는 열정과 몸동작과 선수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울고 웃는 모습은 전혀 변함이 없었다. 특히 이날 붉은악마는 태극기 색션이라는 새로운 응원법을 들고 나와 양손을 앞으로 쭉 뻗으며 외치던 `대~한민국' 구호에 새로운 동작을 첨가했다. 오랜만에 재현된 월드컵 붉은 응원의 물결에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도 힘을 보탰다. 마치 `폭주기관차' 한국이 4강 신화를 만들어가던 2002월드컵 경기 장면을 재생해 놓은 듯 붉은색으로 스탠드를 물들인 일반 관중들도 붉은악마의 응원에 호흡을맞췄다. 숨죽이며 지켜보는 듯 하지만 언제라도 환호할 준비가 되어 있었으며 한국을 열렬히 응원하면서도 일본 선수들의 선전에도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비록 한국이 패해 승리의 뒷풀이를 하지는 못했지만 단순히 승패를 겨루는 경기차원을 넘어 자존심 싸움인 한.일전에서 한국의 붉은 응원 물결은 다시 한번 감동과열정으로 가득했던 월드컵의 또 다른 신화를 재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기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