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위어(33.캐나다)가 연장전 끝에 '신(神)이 점지한다'는 마스터스골프대회 사상 첫 왼손잡이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위어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파72.7천290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 4개를 뽑아내는 무결점플레이를 펼쳐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린 매티스(미국)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첫번째홀에서 매티스를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마스터스 4번째 출전만에 그린 재킷을 차지한 위어는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하며 최정상급 선수로 위상을 끌어 올렸다. 올해 67회째를 맞는 마스터스에서 왼손잡이가 우승한 것은 위어가 처음이며 메이저대회에서는 63년 US오픈 봅 찰스 이후 두번째. 이 대회 전까지 15차례 메이저대회에 출전했던 위어는 99년 PGA챔피언십 공동10위가 유일한 '톱10' 입상이었으며 마스터스에서는 지난해 공동24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이번 마스터스 우승으로 올해 PGA 투어 3승을 올린 위어는 타이거 우즈(미국),데이비스 러브3세(미국), 어니 엘스(남아공.이상 2승) 등을 제치고 다승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우승상금 108만달러를 보태 시즌 상금 328만6천625달러로 1위를 탈환했다. 특히 캐나다 선수로는 첫 마스터스 챔피언에 오른 위어는 '캐나다 최고의 스포츠맨'으로 확고한 자리를 잡았다.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한 최경주(33.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버디 2개와 보기 3개로 1오버파 73타를 쳐 합계 2오버파 290타로 공동15위를 차지, 메이저대회 개인통산 최고 성적을 내는 성과를 올렸다. 2001년 PGA챔피언십에서 공동29위가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이었던 최경주는 공동 16위까지 주는 내년 마스터스 출전 자격도 따냈다. 대회 최초의 3연패에 도전했던 우즈는 3번홀(파4) 더블보기에 발목을 잡혀 3오버파 75타로 부진, 2오버파 290타로 최경주와 함께 공동15위에 그쳤다. 이번이 43번째 메이저대회 출전인 필 미켈슨(미국)은 이날 4타를 줄이며 우승에 대한 투지를 불태웠으나 5언더파 283타로 3위에 머물며 '메이저 무관의 한'을 풀지못했다. 88년 아마추어 시절 초청선수로 마스터스에 출전한 이후 15년만에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을 다시 찾은 매티스는 7언더파 65타의 맹타를 휘둘렀지만 위어의 벽을넘지 못한채 2위에 오르며 세계 골프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위어는 참을 때 참을 줄 아는 인내심과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으로 첫 메이저 왕관을 쓸 수 있었다. 4개의 버디를 뽑아내면서 단 1개의 보기없이 18홀을 마친 것이 위어 우승의 원동력. 제프 매거트(미국)에 2타차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위어는 2번홀(파5) 버디로 1타차로 따라 붙은 뒤 3번홀(파4)에서 매거트가 벙커샷 실수로 트리플보기를 범한 덕에 수월하게 선두로 올라섰다. 미켈슨, 비제이 싱(피지) 등 슈퍼스타들이 1∼2타차로 턱밑까지 추격하는 등 무려 9명의 선수가 4타차 이내의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쳤지만 위어는 욕심내지 않는차분한 플레이로 선두를 굳게 지켜나갔다. 7번홀(파4)에서 티샷이 페이웨이 오른쪽 진흙밭에 빠졌지만 무벌타 드롭의 행운을 얻었고 두번째샷을 벙커에 집어넣고도 파세이브에 성공한 것이 우승에 밑거름이됐다. 위어가 안전 일변도의 거북이 걸음을 걷고 있는 동안 매티스가 슈퍼샷을 폭발시키며 우승 판도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8번홀(파4) 80야드 피칭샷이 그대로 홀에 빨려들어가는 버디에 이어 10번홀(파4)24.4m 롱퍼팅 성공으로 1타차로 추격한 매티스는 13번홀(파3)에서 2m 이글 퍼팅을떨궈 1타차 선두로 나섰고 15번(파5), 16번홀(파3) 연속 버디로 3타차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13번홀(파5) 버디로 매티스에게 2타차로 다가선 위어가 15번홀(파4) 티박스에 올라섰을 때 낭보가 전해졌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매티스의 드라이브샷이 오른쪽 숲으로 들어간 것. 그린을 직접 공략할 수 없었던 매티스는 결국 마지막 홀을 보기로 마감했고 위어는 15번홀에서 1m 버디 찬스를 살려내 매티스와 공동선두가 됐다. 16번(파3), 17번홀(파4)에서 잇딴 버디 기회를 무산시킨 위어는 그래도 서둘지않았다. 18번홀(파4)도 파로 넘긴 위어는 10번홀(파4)에서 펼쳐진 플레이오프 첫판에서 매티스의 자멸로 손쉽게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됐다. 매티스가 두번째샷을 긴장한 탓인지 그린 왼쪽 나무 뒤로 날린 데 이어 세번째 샷은 핀을 한참 넘겼고 두차례 퍼팅마저 길어 더블보기 퍼팅을 남긴 상황. 두번째샷을 그린에 올린 위어는 3퍼팅으로 보기를 범했지만 두팔을 번쩍 들어 마스터스 제패의 감격을 만끽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