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욱일승천의 기세를 보여주고 있는 이세돌 6단이 12일부터 시작되는 제16회 후지쓰배에 출전,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후지쓰배는 이 6단에게 첫 '세계 챔프'라는 타이틀을 안겨준 대회.지난해 이 대회 결승에서 이 6단은 '일지매' 유창혁 9단을 상대로 반집승을 거두고 우승컵을 안았다. 이 6단은 후지쓰배 제패로 지난해 최우수기사(MVP)에 올랐다. 바둑계는 이 6단의 최근 컨디션을 감안하면 대회 2연패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4월 현재 22승5패로 다승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이 6단의 기세가 워낙 세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열린 제2기 KT배 마스터스 결승 1국에서 이 6단은 유 9단을 맞아 전광석화 같은 수읽기로 유 9단의 대마를 포획하며 182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이 6단은 유 9단과의 상대전적도 12승12패로 동률을 만들었다. 그러나 2002년 전적만 놓고 보면 6승2패로 앞서고 있으며 최근엔 무려 5연승을 기록 중이다. 이 6단은 LG배 기왕전 결승 이후 다시 만난 이창호 9단과의 대결에서도 다시 한 번 승리를 거둬 바둑이 이제 절정기에 올랐음을 보여줬다. 이 6단은 지난 9일 KBS홀에서 벌어진 제22기 KBS 바둑왕전 본선에서 난전 끝에 이 9단에게 245수 만에 흑3집반승을 거뒀다. 이 6단은 이로써 LG배를 비롯 KT배 등 올해 이 9단과 벌인 네 차례 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이 6단은 조훈현 9단과의 최근 대결에서도 8연승을 하는 등 '3대 천왕'으로 불리는 조훈현·이창호·유창혁과의 맞대결에서 무려 17연승이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바둑계 관계자는 "보통의 프로기사라면 한 번도 이기기 힘든 이들 고수들을 상대로 연승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이 6단의 기세가 놀랍다"며 "이 6단의 기세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이창호 1인 독주 체제'는 예상보다 빨리 무너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