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기아의 공격 선봉장 이종범(33)이 연일불꽃 방망이를 휘두르며 `야구천재'의 명성을 회복하고 있다. 지난해 상대투수의 공에 얼굴을 맞는 부상 악몽에 시달리며 특유의 매서운 방망이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던 이종범이 올해 정규시즌 들어 연일 맹타로 팀의5연승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것. 지난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던 두산과의 경기에서 톱타자 이종범의 활약은 돋보였다. 2회초 좌월 2루타로 출루해 득점을 올린 뒤 3-0으로 앞선 4회에도 1사 3루에서적시 2루타로 1점을 보탰고 6회 1타점 2루타 등 이날 경기에서만 2루타 3개를 날리며 5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팀의 10-3 승리를 거들었다. 앞선 지난 8일 두산과의 경기에서도 결승타를 포함해 5타수 3안타를 때렸던 이종범의 정규시즌 5경기 성적은 8개 구단 최고의 톱타자답다. 아직까지 빠른 발을 앞세운 도루를 못했지만 신들린 방망이로 시즌 타율 0.524(21타수 11안타)로 타격 2위에 올랐고 최다안타 부문에서는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다. 또 득점과 타점은 각각 공동 2위(7득점)와 공동 4위(5타점)에 랭크돼 있고 지난5일 한화와의 시즌 개막전에서는 결승 홈런을 날려 홈런 1개를 기록중이다. 지난해 7월30일 롯데전에서 상대투수 김장현의 공에 얼굴을 맞는 부상으로 20여일을 결장한 탓에 3할대의 타율의 채우지 못했던 것과 사뭇 달라진 활약이다. 특히 올해는 `거포' 박재홍과 특급 소방수 진필중이 허약했던 중심 타선과 뒷문의 약점을 보완해 삼성 못지 않은 전력을 갖췄기 때문에 이종범의 부활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김성한 감독의 마음을 더욱 흐뭇하게 한다. 이종범은 `맏형'으로서 선수들을 다독이는 역할 못지 않게 개인적으로 지난 2001년 국내 복귀 후 1개의 타이틀도 따지 못했던 무관의 설움을 떨치고 지난 94년 세웠던 한시즌 최다안타신기록(196개)을 갈아치우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이종범이 선두타자로서 공격의 물꼬를 트고 빼어난 주루능력을 선보이며 호랑이군단을 한국시리즈 정상에 다시 한번 올려놓는 키플레이어 역할을 할 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