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기아가 해결사로 데려온 `리틀쿠바' 박재홍(30) 영입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시즌 후 현대에서 트레이드된 박재홍이 가세한 기아 타선이 훨씬 안정된짜임새를 보이며 연일 매서운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 기아 김성한 감독은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2위를 하고도 중량감이 떨어지는 중심타선과 믿을만한 마무리투수가 없어 심한 마음고생을 했고 팀은 결국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2승3패로 무릎을 꿇어 한국시리즈 무대에 서지 못했다. 김 감독은 스토브리그때 빼어난 수비능력과 고감도 타격감을 갖춘 3루수 정성훈을 현대에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박재홍을 4번 타자로 영입하는 모험을 단행했고 이는 정규시즌 들어 박재홍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8일 두산과의 경기가 벌어진 잠실구장. 박재홍은 이날 첫 타석인 1회초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팽팽한 투수전으로 0의 균형이 이어지던 4회 장성호의 중전안타에 이어 시원한 좌전안타를 터뜨려 장성호가김경언의 희생플라이때 첫 득점을 올리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이어 6회 중견수 플라이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3-1로 앞서던 7회 2사 1루에서 4번째 타석에서는 승리에 쐐기를 박는 우월 투런아치를 그리며 이날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무엇보다 김 감독의 마음을 흐뭇하게 하는 것은 박재홍의 가세로 장성호-박재홍-홍세완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중량감이 훨씬 커졌고 상.하위 타선의 공격력도덩달아 살아났다는 점이다. 지난해는 톱타자 이종범이 공격의 물꼬를 트고 수위타자 장성호가 안타를 치고찬스를 만들어도 4번에 배치됐던 용병타자 루디 펨버튼이 번번이 공격의 맥을 끊기일쑤였다. 하지만 박재홍이 맹타를 휘두르면서 상대투수들은 박재홍과 정면승부를 피하려고 앞뒤의 장성호, 홍세완과 승부를 걸게돼 점수를 내는 경우가 훨씬 많아졌다. 3번 장성호는 이날 4타수 2안타를 기록했고 홍세완도 지난 5, 6일 한화전에서 5타점을 올리는 등 박재홍 덕을 톡톡히 봤다. 중심타선의 안정으로 상.하위 타선도 한층 두터워져 선두타자 이종범은 이날 5타수 3안타로 맹활약했고 하위타선도 상대투수가 쉬어갈데 없는 매서운 공격력으로기아가 지난 2경기에서 팀 타율 1위(0.348)에 오르며 3연승을 달리는 원동력이 됐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