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엘류호'가 아쉬움 속에 출항했다.

29일 취임 한 달 만에 콜롬비아와 첫 A매치를 치른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은 경기 후 `판단 유보'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전문가들은 서로 입을 맞춘 듯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으니 좀 더 지켜보자"며딱 부러진 평가를 내리지 않았지만 공격보다 수비가 낫다는 점에서는 한 목소리를냈다.

일단 수비는 "이제 됐다"는 찬사가 나올 정도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코엘류 감독이 이날 데뷔전에서 가동한 수비숫자 넷의 포백라인은 시종 유기적인 협력 플레이를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방어와 공격 지원으로 완벽에 가까운 조화를 연출했다.

스리백과 압박수비로 월드컵 4강을 이끈 전임 히딩크 감독에 대해 코엘류가 시도한 차별화가 위험 부담을 딛고 먹혀든 셈이다.

이영표와 최성용이 좌.우에, 김태영와 이민성이 중앙에 선 포백은 가끔 백패스및 오프사이드 트랩 실수로 골키퍼 이운재가 달려나오는 아슬아슬한 상황을 빚어내기도 했지만 손발을 맞춘 지 불과 이틀 만에 실전을 가진 점을 감안하면 합격점을받기에 충분하다.

경기 후 코엘류 감독 자신도 "수비에서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평가했고 콜롬비아의 마투라나 감독은 "한국축구의 수비가 월드컵을 통해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고극찬하기까지 했다.

반면 슈팅수 9-3에 0-0 스코어가 말해주듯 빈약한 공격력은 `옥에티'로 남았다.

코엘류는 자신이 2000유럽선수권 때 애용한 4-2-3-1의 `원톱'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최전방 최용수의 몸짓은 콜롬비아의 수비벽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고, 허리에서부터 패스가 자주 끊겨 전반적인 공격 흐름을 저해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프리킥과 코너킥 등 세트플레이와 측면 돌파에 이은 센터링이 사인미스로 번번이 무산되는 상황도 여전했다.

이날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다가 후반 원톱으로 뛴 안정환은 "감독이 수비진에는 조직력, 공격진엔 기술을 요구했지만 허리에서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고 막판맥이 끊겨 경기를 풀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비교적 순조로운 출발을 보인 `코엘류호'는 이날 데뷔전을 거울삼아 공,수 조직력을 보강하면서 장기적 과제의 일환으로 `끝마무리' 기술 쌓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수비가 월드컵을 통해 세계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된 이상 `문전처리 미숙'으로 통하는 영원한 한국축구의 숙제를 푸는 일이 코엘류 감독의 임기내 우선 과제로 제시된 셈이다.

(부산=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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