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26.CJ)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연소 그랜드슬램 달성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박세리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골프장 다이나쇼코스(파72. 6천520야드)에서 열린 2003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래프트나비스코챔피언십(총상금 160만달러) 첫날 1언더파 71타를 쳤다. 선두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68타)에 3타 뒤진 채 1라운드를 마친 박세리는오전 9시 현재 공동6위를 달려 남은 3일간 소렌스탐과 뜨거운 우승 경쟁을 예고했다. 방향이 수시로 바뀌는 강한 바람과 더운 날씨, 그리고 바싹 마른 그린 컨디션때문에 경기 초반 어려움을 겪은 박세리는 후반들어 본격적인 버디 사냥에 나서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전반 9홀 동안 버디없이 3번홀과 6번홀(이상 파4)에서 1개씩 보기를 범해 2오버파로 뒤처지는 듯 하던 박세리는 11번홀(파5)에서 이날 첫 버디를 잡아낼만큼 고전했다. 그러나 첫 버디를 낚아내면서 코스 공략에 자신감을 붙은 박세리는 14번홀(파3)에서 14m에 이르는 버디 퍼팅을 성공시킨 뒤 16번홀(파4)에서는 두번째샷을 핀 2m에 붙여 다시 1타를 줄였다. 경기 직후 박세리는 "메이저대회 첫날 성적으로는 만족할만하다"며 "내일부터는퍼팅만 살아나면 자신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박세리에게 3타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했던 소렌스탐은 작심한듯 버디 5개를 쓸어 담으며 첫날부터 2위 그룹을 2타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로 치고나왔다. 대회 사상 첫 3연패를 노리는 소렌스탐은 장타에 이은 정교한 퍼팅을 앞세워 지난해 자신에게 4라운드 합계 8언더파 밖에 허용하지 않은 까다로운 코스를 차근차근공략해나갔다. 소렌스탐은 지난번 대회 역전패가 마음에 걸린 듯 "박세리, 박지은, 김미현 같은 한국 선수들은 정말 위협적"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박세리와 함께 1라운드를 치른 현역 최연소 그랜드슬램 기록 보유자 카리 웹(호주)은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2위 그룹에 포진, '메이저 사냥꾼'다운 면모를 보였다. 박세리에 앞서 경기를 마친 박지은(24.나이키골프)은 1번홀(파4)에서 드라이버티샷이 왼쪽 OB 구역으로 날아가는 통에 트리플보기를 범하는 등 전반에만 41타를치는 난조 끝에 4오버파 76타로 부진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코리언 돌풍'은 여전했다. '영 코리언' 미셸 위(13.한국명 위성미)는 남자 못지 않은 초장타와 정교한 아이언샷을 선보이며 이븐파 72타로 메이저대회에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미셸 위는 이날 200여명의 갤러리를 몰고 다녀 '골프 여제' 소렌스탐의 인기를능가했으며 경기가 끝난 뒤 국내외 언론의 집중 인터뷰 공세에 시달리는 등 이번 대회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로 떠올랐다. 이 대회 4번째 출전인 송아리(16)와 개막전 공동4위의 김초롱(19.크리스티나 김)은 나란히 이븐파 72타로 미셸 위와 함께 공동16위를 달렸다. (란초미라지=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