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투 코엘류(포르투갈) 축구대표팀 감독이 첫 시험대에 오른다. 코엘류 감독의 데뷔무대는 오는 29일 오후 7시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열리는 콜롬비아와의 국가대표팀간 친선경기로, 지난달 27일 국내 정착 후 한 달 만에 갖는첫 A매치다. 취임 후 한국축구 파악에 몰두해온 코엘류 감독은 콜롬비아전을 통해 자신의 축구철학을 선보이고 거스 히딩크 감독 체제에서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한국축구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참이다. '코엘류호'의 첫 상대인 콜롬비아는 FIFA랭킹이 한국(19위)에 18계단 뒤진 37위 이고 한일월드컵 본선에도 오르지 못했지만 2001년 남미선수권인 코파아메리카를 제패한 전통의 강호로 남미 특유의 개인기와 스피드가 강점이다. 버거운 콜롬비아에 맞설 코엘류 감독은 수비수가 넷인 포백(4Back)을 바탕으로 한 4-2-3-1 전형을 시험 가동한다. '크리스마스 트리'라고도 불리는 4-2-3-1 포메이션은 4명의 수비라인 위에 수비형 미드필더 2명이 포진하고 중앙에는 공격형 미드필더와 양날개가, 최전방엔 `원톱'스트라이커가 서는 형태다. 유럽에서 선진축구의 모델로 자리잡은 포백시스템은 이미 히딩크 감독이 취임 초기 여러차례 시도했다가 접목에 한계를 느껴 포기했던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히딩크가 자신에게 `오대영(5-0)'이란 오명을 안긴 포백을 버렸던 것은 무엇보다 일자(一字) 스리백(3Back) 또는 스위퍼 시스템에 길들여진 국내 선수들이 수비수들간 유기적인 협력과 두뇌 플레이를 전제로 하는 해당 전술에 적응하지 못했던 탓이었다. 따라서 코엘류 감독이 위험 부담을 안고 과거 유보 내지 폐기됐던 전술을 굳이 다시 꺼내든 것은 그만큼 한국축구가 월드컵을 통해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됐고 전술 운영의 폭도 넓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데뷔전인 만큼 전임 히딩크 감독과 차별화할 필요가 있고, 2002유럽선수권에서 자신이 지휘한 포르투갈이 포백 전형으로 4강에 올랐다는 점도 감안됐다는 분석이다. 코엘류 전술의 핵인 포백은 김태영.이민성이 중앙, 이영표.최성용(또는 심재원)이 측면에 각각 배치될 것으로 예상되며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실전 경험이 풍부한 김남일과 유상철이 일찌감치 낙점됐다. 최전방에서 골문을 열 원톱도 코엘류 감독의 주요 점검 대상이다. 일단 '독수리' 최용수가 선발 출격이 유력한 가운데 이동국이 후반 교체 투입되고 사실상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우성용의 기용 여부도 눈여겨볼 만하다. 코엘류의 데뷔전은 이와함께 안정환, 설기현 등 월드컵을 빛낸 `태극전사'들이 지난해 11월 브라질전 이후 처음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여서 흥미를 더할 전망이다. 27일 낮 부산에서 소집돼 상견례를 가진 대표팀은 이날 오후 7시 부산아시아드 경기장에서 가벼운 러닝을 시작으로 손발을 맞추는 데 주력했다. 한편 마투라나 감독이 이끄는 콜롬비아대표팀은 이날 인천공항을 거쳐 오후 7시 김해공항에 도착, 현지 적응에 들어갔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