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부터가 모나코입니다."

가이드의 설명이 없었다면 그저 프랑스 남부의 차창 밖 풍경 정도로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1.95㎢ 의 작은 땅을 차지하는, 바티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나라.

카지노, 세습왕정, 그레이스 켈리, 캐롤라인, 스테파니, 그랑프리, '모나코'란 제목으로 더 친숙한 장 프랑소와 모리스의 샹송 '28℃ A L'Ombre(28도 그늘 아래서)'.

모나코가 세계인들에게 익숙하게 된 이 많은 것들은 동시에 부러움의 이유가 되고 있기도 하다.

지중해의 보석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바다와 따듯한 햇살.

야자수와 어우러진 고풍스러운 건물들은 여유와 기품을 전한다.


현재의 왕가이기도 한 제노바의 그리말디(Grimaldi) 가문에 의해 1861년 완전한 독립을 얻게된 후에도 여전히 유지되는 왕가의 전통 역시 이 분위기에 한 몫하고 있다.

반나절이면 웬만한 관광명소는 다 돌아 볼 수 있을 정도지만 모나코를 찾은 이들은 항구에 정박해 있는 고급스러운 요트들의 풍경에 먼저 매료된다.

전체 인구 3만2천명 가운데 '진짜' 모나코 인(모네가스크)은 불과 7천여명.

나머지는 프랑스와 유럽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외국인들이다.

대부분 내로라 하는 부호나 스타들.

그들의 호사를 위해 항구는 어김없이 요트 정박장으로 마련되어 있다.

알버트1세 대로와 루이2세 대로 등 바다와 가장 가까이 나 있는 해안도로는 이 풍경을 가장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

동시에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대회인 F1 모나코 그랑프리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F3 마카우나 창원대회처럼 도심의 도로를 서키트로 이용하는 것이 특징.

하지만 레이싱카들이 고풍스러운 거리 사이를 질주하는 광경만큼은 어느 그랑프리와도 비교할 수 없다.

1950년부터 매년 5월에 열리는 이 대회를 보기 위해 30만에 가까운 인파가 모나코를 찾는다.

호텔 객실료는 두 배로 껑충 뛰어오르지만 그 조차 구하기 힘들 정도.

F1 그랑프리와 더불어 대표적인 자동차 이벤트인 몬테카를로 클래식카 랠리도 2월에 시작된다.

이밖에 각종 유명 심포니의 연주회, 오페라, 발레 등의 행사가 연중 이어지는 등 부유함이 빚어낸 호화로운 여유의 정수가 이 곳에 있다.

생생한 역사의 흔적들은 모나코의 또다른 매력이다.

왕정의 상징이자 국왕이 거주하고 있는 왕궁 Palais du Prince는 모나코, 몬테카를로, 라콩다민, 퐁비에유 등 네 개의 도시로 나뉘어지는 왕국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다.

바다와 마을을 내려다보며 거치되어 있는 구식 대포와 피라미드처럼 쌓여 있는 포탄이 이젠 왕궁 앞의 장식물이 되었고 12시10분 전이면 어김없이 근위병 교대식이 열리는 곳이다.

런던 버킹엄 궁 근위병 교대식처럼 모나코를 찾은 이들은 모두 모였다 싶을 만큼 장사진을 이룬다.

왕국의 규모를 말해주듯 소수의 근위병들이 벌이는 조촐한 의식.

하지만 붉은색과 푸른색이 어우러진 멋진 제복의 행렬은 셔터를 눌러대는 관광객들의 손놀림을 바쁘게만 한다.

왕궁 아래 구시가가 끝나는 곳에 모나코 성당이 있다.

사실 이 곳은 1956년 레이니에 3세와의 결혼으로 이 나라의 왕비가 된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의 무덤으로 더 유명해졌다.

1982년 교통사고로 사망할 때까지 기품과 아름다움으로 국민과 세계인의 사랑을 받던 그녀.

1875년 세워진 뒤 역대 국왕의 무덤만이 중앙 홀을 둘러가며 허락되었지만 그녀만큼은 예외였다.

수많은 무덤 가운데 그녀의 안식처를 찾기란 어렵지 않다.

'유일하게' 꽃과 선물, 사진 등이 가득 쌓여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끊이지 않은 추모객들.

하지만 표석 위에서 'Grace Kelly'라는 이름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질 않는다.

다만 'Gratia Patricia'라는 왕비로서의 그녀만이 이 곳에서 쉬고 있을 따름이다.

프랑스 영토에 둘러싸여 있고 불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나라.

수도와 전기마저 프랑스의 것을 쓰고 있지만 모나코인들의 자존심은 1만6천달러의 GNP 만큼이나 높다.

세금은 거의 없고 교육과 의료 등은 모두 무료.

완벽한 치안에 상속세마저 없어 가장 이상적이라고 불리는 나라에 살고 있는 탓이다.

150년 전통의 카지노들에서 대부분의 재정이 비롯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의외로 "국가재정은 (부호들의 빌리나 별장) 임대업에서 충당한다"는 것이 모나코 관광청 이사벨씨의 설명이다.

작은 땅위에 구석구석 많은 이야기와 즐거움이 숨겨져 있는 모나코로의 여행에는 '보석 속의 숨은 보석 찾기' 같은 흥미진진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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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vel tips ]

<> 가는 길 =파리를 경유해 니스 꼬뜨다쥐르 국제공항에 도착하면 매일 오전 9시에서 밤 9시까지 운항하는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소요시간 50분 정도.

기차를 이용할 경우 파리와 몬테카를로간 TGV나 리비에라 지역을 오가는 기차를 이용하면 된다.

니스에서 약 20분.


<> 문의 =프랑스정부관광성 서울사무소(02-776-9142), 모나코관광청(377 92 16 61 16, www.monaco-tourisme.com)



< 글 = 남기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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