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선의의 경쟁을 펼쳤던 메이저리그 투수 박찬호(30)와 노모 히데오(35)의 명암이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다. 특히 둘의 운명은 공교롭게도 성공과 좌절이 극명하게 교차되며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흥미롭다. 박찬호는 노모보다 1년 빠른 지난 94년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지만 그저그런 마이너리거에 불과했다. 반면 노모는 이듬해(95년) 다저스에 입단하자마자 13승의 맹활약을 펼쳐 그해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차지했고 96년에도 16승을 거두며 한껏 주가를 높였다. 97년 각각 14승으로 눈높이를 맞춘 둘은 98년 박찬호가 15승을 올리는 사이 노모는 시즌 중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되면서 인생은 역전됐다. 이후 박찬호는 99년 13승, 2000년 생애 최고인 18승을 올리며 승승장구했고 2001년 15승을 거둔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5년간 7천100만달러라는 엄청난 금액에 텍사스 레인저스 에이스 자리를 꿰찼다. 반면 노모는 메츠에서 방출된 후 밀워키와 디트로이트, 보스턴을 전전했고 2001년 말 박찬호의 텍사스 이적으로 선발 공백이 생긴 친정팀 다저스로 3년6개월만에 복귀할 수 있었다. 지난해 다시 16승으로 화려하게 부활한 노모는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4월1일 애리조나와의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투수로 낙점되는 행운까지 잡았다. 이와 달리 지난해 부상 여파속에 9승에 그친 박찬호는 시범경기에서도 부진한 성적으로 코칭스태프에게 믿음을 심어주는데 실패, 급기야 오는 31일 애너하임과의 개막전 선발을 이스마엘 발데스에게 넘겨주고 제2선발로 밀려나는 수모를 당했다. 돌고 도는 인생에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박찬호와 노모가 올 시즌 어떤 활약을 보일 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