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장을 던진 기아가 `특급 소방수' 진필중(31)과 `호타준족' 박재홍(30)의 영입효과를 톡톡히보고 있다. 기아가 마무리 부재와 거포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겨울 두산과 현대에서각각 야심차게 영입한 진필중과 박재홍이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으로 김성한 감독의믿음을 사고 있는 것. 올해 초 메이저리그 진출이 또 한번 좌절되는 아픔을 겪었던 진필중은 새 둥지에서 빠른 적응을 보이며 부실했던 기아의 뒷문을 확실하게 책임지고 있다. 진필중은 지난 20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현대와의 시범경기가 2-3으로 패하는 바람에 빛이 바래긴 했지만 9회초 등판, 삼진 1개를 곁들이며 퍼펙트로 상대타선을 틀어막아 녹슬지 않은 어깨를 과시했다. 앞선 지난 18일 롯데를 상대로 2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던 진필중은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하고도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소방수 김진우가 오히려 불을 지르는 바람에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던 기아로선 보배와 같은 존재다. 특히 기아는 진필중의 영입으로 마무리가 안정되면서 용병 원투펀치 다니엘 리오스, 마크 키퍼와 토종 에이스 최상덕에 김진우까지 가세한 선발진은 8개 구단 최강 수준이 올라서는 시너지 효과까지 누리게 됐다. 박재홍이 합류한 타선의 중량감도 높아졌다. 지난해 마땅한 거포가 없어 허약한 모습을 보였던 클린업 트리오는 30-30클럽(30홈런-30도루 이상)을 무려 3차례(96, 99, 2000년)나 가입했던 박재홍이 4번타자로고정되면서 화력이 한층 강화됐다. 박재홍은 시범 4경기에서 아직 홈런을 쏘아 올리진 못했지만 지난 18일과 19일롯데와의 경기에서 각각 4타수 2안타 2타점과 3타수 3안타의 맹타를 과시했고 20일현대와의 경기에서는 2타수 1안타 등 타율 0.538의 매서운 방망이 실력으로 팀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야구천재'로 통하는 톱타자 이종범과 빠른 발의 2번 타자 김종국이 공격의 물꼬를 튼 뒤 장성호-박재홍-신동주 또는 김경언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화력을 집중시킨다면 상대 마운드를 무력화시키는 것도 어렵지 않다는 게 김 감독의 계산이다. 투.타에 걸쳐 진필중과 박재홍이라는 고성능 무기를 장착한 기아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전력을 밑천삼아 전신인 해태로부터 이어진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의 '신화'를 달성하는 것도 한낱 꿈이 아닌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