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샷 거리가 약 15야드 차이나는 두 골퍼가 맞붙는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미국PGA투어 혼다클래식(총상금 5백만달러)은 우승경쟁에서 단타자가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1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의 미라솔GC(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 거리는 짧지만 쇼트게임이 강한 저스틴 레너드(31)와 장타력은 있지만 세밀한 플레이가 약한 데이비스 러브3세(39·이상)가 우승컵을 놓고 맞대결을 펼쳤다. 러브3세는 3라운드까지 레너드에게 1타 앞선 데다,올해 평균 드라이빙거리가 2백96.0야드로 레너드(2백81.3야드)보다 15야드가량 더 나가 유리한 듯 했다. 그러나 두 선수의 최종일 경기는 '스코어는 장타력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드러냈다. 레너드가 11개홀에서 1퍼트를 하며 총 25개의 퍼트수를 기록한 반면 러브3세는 29개의 퍼트를 했다. 레너드는 그린적중률이 67%로 러브3세(72%)에 뒤떨어졌지만 그린주변에서 뛰어난 칩샷과 벙커샷으로 시즌 2승을 노리는 친구의 길을 막았다. 두 선수의 4라운드 평균 거리는 레너드가 2백72.5야드,러브3세가 2백88.0야드였다. 레너드는 이날 5언더파 67타를 치며 대회신기록인 합계 24언더파 2백64타로 3언더파 69타에 그친 러브3세에게 1타차 역전승을 거두었다. 레너드는 97브리티시오픈을 포함,통산 8승을 올렸다. 우승상금은 90만달러(약 11억원). 한편 미·이라크 전쟁가능성의 '파편'이 골프대회에까지 튀었다. 프랑스태생인 토머스 루베이(35)에 대해 미국 갤러리들이 야유를 보내자 대회주최측에서 루베이를 보호하기 위해 3명의 경호원을 붙인 것. 루베이는 2라운드 후 커트오프됐지만,최종일까지 경기를 했다면 어떤 불상사가 일어날지 모를 일이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