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교체될 타이밍인데도 바꾸질 않더라구요. 아무래도 팀에서 많이 배려해 주는 것 같아요." 미국프로야구 시범경기에 출전하고 있는 한국의 빅맥 최희섭(시카고 컵스)이 경기를 거듭할 수록 시카고의 더스티 베이커 감독에게 믿음을 심어주고 있다. 28일(한국시간) 개막전이 비로 취소되는 바람에 2일까지 2경기를 치른 최희섭의 기록은 4타석 3타수 2안타에 1타점과 1득점. 2일 경기에서 안타 없이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전날 경기에서는 2타수 2안타에 1득점을 올렸지만 2개의 안타는 최희섭 자신도 행운이라고 할 정도로 만족하지 못했다. 첫번째 안타는 1루수 강습이었지만 두번째 안타는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빗맞은 타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희섭은 3회말 두번째 타석에서 상대 투수가 왼손타자에 강한 왼손투수로 바뀌었는데도 그대로 타석에 세운 베이커 감독의 지시에 매우 고무돼 있다. 베이커 감독은 왼손타자 최희섭을 왼손투수와 맞붙여 보려는 속셈이었고 최희섭은 비록 잘 맞지는 않은 타구였지만 안타를 만들어 내 왼손투수와의 대결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준 셈이다. 베이커 감독은 최희섭에 대해 "공격과 수비 모두 잘 해내고 있다. 주자로 나갔을 때 베이스러닝도 괜찮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노장 에릭 캐로스와의 주전 경쟁도 의식하지 않는 듯 여유만만한 최희섭은 "많은 경기를 하면서 더욱 가다듬어 앞으로는 장타를 칠 수 있는 타격자세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피닉스=연합뉴스) 최태용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