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용품 토털메이커인 테일러메이드는 3년만에 세계 최대 골프용품 업체로 성장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에 위치한 본사에서 이 회사의 CEO겸 회장인 마크 킹(43)씨를 만났다. 9세때 골프채를 잡기 시작한 킹씨는 위스콘신대학에서 골프선수로 활약하며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골프에 소질을 보였다. 현재 투어프로인 스콧 매카런과 절친한 친구다. 골프선수로서의 한계를 느낀 그는 대학을 졸업한 81년 테일러메이드 영업사원이 됐다. 이후 87년 미 서부지역 영업책임자를 거쳐 89년 영업담당 부사장에 오르는 등 초고속 승진을 했다. 특이한 점은 98년에 경쟁사인 캘러웨이로 자리(골프볼 영업담당 부사장)를 옮긴 것. 킹씨는 "17년간을 한 직장에 있다보니 뭔가 변화를 하고 싶었다.물론 돈을 더 준다고 해서 간 점도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나 1년6개월뒤 그는 테일러메이드-아디다스골프 사장으로 복귀했고 지난달 CEO겸 회장에 취임했다. 현재 세계골프용품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두 회사를 거친 킹씨는 "모두 훌륭한 회사이나 굳이 차이점을 든다면 캘러웨이는 회사분위기가 심각한 반면 테일러메이드는 친근하고 가족적이다"고 말했다. 킹씨는 선수생활을 그만둔 지 오래됐지만 지금도 핸디캡 0을 유지하고 있다. 베스트 스코어는 7언더파 65타. 지난 10년간 클럽챔피언도 네 차례나 했다. 한 아마추어대회에서 '6연속 버디'를 기록한 적이 있고 한 라운드에 3개의 이글을 잡은 적도 있다. 현재 세계프로골프 랭킹 2위인 어니 엘스와도 자주 라운드했다. 타이거 우즈와 어떤 차이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기술적인 부분은 엘스가 우즈보다 낫지만 승부욕에서 엘스가 다소 떨어진다"고 답했다. 그는 테일러메이드가 후원하고 있는 최경주와 박세리도 높이 평가했다. 최경주에 대해서는 "정신력이 강해 올해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킹씨는 골프스윙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템포'를 들었다. "자연스러운 템포가 나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연습볼을 때리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시장에서 테일러메이드 클럽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데 대한 보답으로 최경주 박세리 등 골프선수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면서 "한국에 조립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킹씨는 "앞으로 세계 골프클럽시장은 제품 신소재의 개발보다 골퍼들의 스윙에 맞춰 다양한 모델을 공급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칼스배드(미 캘리포니아주)=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