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센터' 서장훈(서울 삼성)이 올 시즌 어느해보다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시즌 개막부터 속을 썩였던 발바닥 통증이 여전한데다 초반에 다쳤던 손가락은 연일 계속되는 경기때문에 붓기가 가라앉을 틈조차 없다. 또한 초반에는 그의 이적으로 팀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포인트가드 주희정이 새팀컬러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진에 빠져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다. 여기에 시즌 직전 터진 뒷돈 파문으로 제재금과 함께 7억5천만원에 이르는 거액을 전 소속 구단인 서울 SK에 반환해야하는 경기 외적인 문제까지 그를 괴롭혔다. 그럼에도 서장훈은 이 모든 장애물을 묵묵히 헤쳐나가며 실력으로 그의 존재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서장훈은 상대의 집중 견제속에 외국인 센터와 부대끼고 때로는 체력 저하로 슬럼프에 빠지면서도 올 시즌 전 경기에서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꾸준함을 자랑하고있다. 또한 16일 열린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에서는 30득점, 17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맹활약속에 국내 선수로는 최초로 통산 5천득점을 돌파하기도 했다. 현재 득점(평균 24.22점)은 4위에 랭크돼 있으며 리바운드(평균 10.62개)도 국내 선수로는 가장 높은 8위에 올라있다. 4∼5위권에 머물고 있는 팀 성적때문에 최우수선수(MVP) 후보군에서 한발 비켜있기는 하지만 기록만 놓고 보면 그가 MVP를 수상했던 '99-2000시즌(24.2득점/10리바운드)보다도 좋다. 서장훈의 존재는 중위권의 성적에도 불구하고 삼성을 우승 후보로 꼽게 만든다. 마치 야구에서 단기전에서는 확실한 투수 두 명만 있으면 무서울게 없는 것처럼골밑에서 기복없는 플레이를 펼치는 서장훈이 버티고 있는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결코 상대하기 쉬운 팀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산아시안게임의 여파로 체력 훈련을 충실히 못해 시즌 중간에 한 두차례 체력이 떨어진 적이 있었지만 경기를 치러오면서 몸이 만들어져 포스트시즌에서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김동광 감독의 전언. 순위도 4위나 5위로 거의 굳어져 6라운드에서는 지금까지보다 5분 정도 출전 시간을 줄이는 배려도 해줄 생각이다. 김 감독은 "서장훈이 있기 때문에 플레이오프에서 어떤 팀과 만나더라도 해볼만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