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수회 우승의 전통을 이어가겠다.'(이창호 9단) '이번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이세돌 3단) 지난 2001년 바둑계를 흥분시켰던 '이창호 vs 이세돌'이라는 빅매치가 2년 만에 다시 성사됐다. 한국 바둑계의 실질적인 1,2인자 이 9단과 이 3단은 오는 25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제7기 LG배 세계기왕전 우승컵을 놓고 맞대결(결승 5번기)을 펼친다. 초대 LG배 우승자이기도 한 이 9단은 이 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특히 홀수 기수에만 나가면 힘을 내 1,3,5기 대회를 잇달아 제패했다. 이 3단과 맞붙은 제5기 대회 때는 먼저 두 판을 내줘 벼랑 끝에 몰렸지만 내리 3연승하며 정상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다. 두 기사는 지난해 제36기 왕위전 결승에서도 만나 일합을 겨뤘다. 결과는 또 이 9단의 3-2승.이 9단은 잡힐 듯 잡힐 듯하면서도 끝내 후배의 도전을 용납하지 않았다. 보통의 기사라면 두번의 실패는 바로 치명적인 슬럼프로 이어진다. 그러나 패기만만한 이 3단은 굽힐줄 몰랐다. 이 3단은 이후 후지쓰배를 비롯 KTF배,LG정유배 등 5관왕에 오르며 이 9단을 제치고 지난해 바둑기자단 선정 최우수기사(MVP)에 올랐다. 결승전 전망에 대해 바둑계는 이 9단 우세 쪽으로 기운다. 최근 이 9단은 '바둑이 다시 늘었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두었다 하면 이기기 때문이다. 이 9단은 지난해 10월부터 LG배 준결승전까지 무려 20연승의 무패가도를 질주 중이다. 이 9단 스스로도 최근 운동을 많이 해 어느 때보다 컨디션이 좋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이 3단은 그러나 "전에는 창호형이 워낙 세 솔직히 내가 이긴다는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승부를 떠나 좋은 바둑을 선보이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두 기사는 지금까지 모두 19번 만나 이 9단이 12번을 이겼다. LG배 우승상금은 2억5천만원이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