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이여, 종료 휘슬을 불지 마세요. 이 경기가 영원히 계속될 수 있도록 해주세요." 미국프로농구(NBA) 홈페이지(www.nba.com)에 올라와있는 한 호주 팬의 소망을 들었는지 `영원한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39.워싱턴 위저즈)의 마지막 올스타전은 사상 처음으로 2차 연장까지 치러지며 이 시대 가장 빛나는 `왕별'이 지는 것을 아쉬워했다. 10일(한국시간) 애틀랜타의 필립스아레나에서 펼쳐진 2002-2003시즌 NBA 올스타전에서 조던은 전성기 때만큼의 화려한 플레이를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그의 움직임하나 하나에 전 세계의 농구팬들은 열광했다. 이날 20득점에 5리바운드를 기록한 조던은 카림 압둘 자바(251점)를 제치고 NBA올스타전 통산 최다 득점자(262점)로 이름을 올리는 또 하나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특히 136-136으로 맞선 1차 연장 종료 3초전 그의 페이드어웨이 점프슛이 깨끗하게 림을 가를 때에는 관중들은 물론 코트의 상대팀 선수들마저도 박수로 그의 화려한 마지막 `한방'을 축하했다. 아쉽게도 1차연장 종료 1초전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가 자유투로 동점을 만들어 2차 연장에 돌입하며 빛이 바래기는 했지만 조던의 진가를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결국 2차 연장은 조던이 벤치만 지킨 가운데 펼쳐졌고 승부는 서부컨퍼런스의 155-145 승리로 끝나 최우수선수상(MVP)도 37득점에 9리바운드를 기록한 케빈 가넷(미네소타 팀버울브스)에게 돌아갔다. 조던은 경기 시작전 "올스타전이 마이클 조던 쇼처럼 될까봐 당황스럽다"고 말했지만 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이번 경기는 조던을 위한 헌정 게임에 가까웠다. 여기저기에 조던의 유니폼을 입은 관중들이 눈에 띄었고 선수들도 조던이 올스타전에 처음 출전해 덩크슛왕과 MVP에 오르며 황제의 등장을 알렸던 88년 당시의 촌스러운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나섰다. 이러한 예우속에 줄곧 선발 출전을 사양하던 조던은 경기가 시작하기 불과 몇분전 빈스 카터(토론토 랩터스)의 제의를 수락해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조던은 긴장했는지 처음 7번의 슛을 연달아 실패하고 1쿼터 종료 2분전에야 제이슨 키드(뉴저지 네츠)의 완벽한 패스로 레이업슛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이후 덩크슛을 블록당하는 등 자존심을 구겼던 조던은 후반들어 정확한 미들슛을 간간이 꽂아넣기는 했지만 동점이던 정규시간 종료 1초전 던진 슛이 링을 외면해허탈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조던의 마지막 무대라는 그늘에 가리기는 했지만 다른 스타들의 플레이도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는 충분했다. 그 중에서도 샤킬 오닐(레이커스)은 호쾌한 슬램덩크 뿐만 아니라 가드처럼 다리 사이로 공을 튕기며 드리블하는가 하면 비하인드 백패스도 해내 관중들의 탄성을자아냈다. 또한 2쿼터 막판에는 오닐과 야오밍(휴스턴), 가넷, 팀 던컨(샌안토니오) 등 NBA를 대표하는 빅맨들이 코트에 동시에 나와 호흡을 맞춰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 밖에 앨런 아이버슨(필라델피아)과 키드, 개리 패이튼(시애틀) 등 가드들은 현란한 드리블 솜씨로 팬들을 매혹시켰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